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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딧불이

: 표제작으로, '노르웨이의 숲'의 시작점이 된 단편이다. 이 단편집 끝부분에 각 단편에 관한 하루키의 코멘터리가 달려있는데, 실제로 본인이 이 단편에서 가필하여 양을 늘린 뒤 탄생시킨 작품이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밝혔다. 나는 '노르웨이의 숲'을 안 읽어봐서 그것의 내용은 모르겠지만, '반딧불이'는 하루키 특유의 청춘의 멜랑콜리함을 그려낸 단편 같았다. 하루키식 죽음+ntr 묘사가 눈에 띄는 단편이었다. 장편으로 늘리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 단편은 뭔가 감질맛이 나서.



2. 헛간을 태우다

: 해당 단편집 최고 아웃풋. 빌드업이 완벽하고 그것을 통해 하루키 특유의 두리뭉실함을 스릴러의 영역으로 확대시켰다고 생각함. 영화 버닝을 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스토리의 얼개가 비슷함. 주인공 '나'와 여사친의 남자 친구 사이의 두 번의 대화 장면(시간의 격차는 있지만)이 백미인 단편. 정말 소름끼치는 단편임. 꼭 읽어보세요.



3.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 가장 실망했던 단편. 제목이 꽤나 판타지스러워서 기대했는데, 그냥 사촌동생 이비인후과 마중해주면서 과거, 친구와 함께 친구의 여자친구 병문안을 갔던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와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 단편인데...굳이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이미지를 가져와야했을까?? 물론 해당 이미지가 소설 내에서 활용되긴 하는데..... 매혹적인 이미지라는 걸 빼면 그닥 필요성은..



4. 춤추는 난쟁이

: 잔혹 동화. 1Q84에서도 난쟁이가 등장했던 것 같아, 하루키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혹시 그것의 시작점이 된 단편이 아니었을까 생각함. 춤 존나 잘추는 난쟁이가 주인공이 홀딱 빠진 여자를 꼬시기 위해 조건을 걸고 몸을 빌린다는 이야기. 뭐...전형적인 동화의 전개다. 근데 소설의 배경지가 '코끼리 공장'인데 이 코끼리 공장의 설정이 되게 특이함. 하루키는 개인적으로 이 공장을 사랑한다고.(현실에는 없지만)



5. 세 가지의 독일 환상

: 첫 번째 엽편부터 섹스가 나와서 좀 당황했는데, 하루키라서 이내 침착해졌음. 3개의 엽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임. 딱히 눈길을 끄는 단편은 아니었고...하루키가 독일 2주 여행을 통해 에세이 혹은 소설을 쓰는 업무가 있었나 본데...의무적으로 적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듦. 재미는 없었음. 감동도.



6. 비 오는 날의 여자 #241, #242

: 아마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하루키의 소설이 아닐지? 하루키는 코멘터리에서 무채색의 스케치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스토리는 없다고 밝힌다. 엄밀히 말하면 있긴 하다. 화장품 방문 판매원이 주인공이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르지만 이내 사라지고, 미안함을 느낀 주인공이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다 그만 둔다는 스토리다. 가볍게 읽기에 적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