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진지한 조사 및 연구의 결과물을 내놓는게 아니라

그냥 자기 머리 속에 있는 상식 내지는 뇌피셜을 정리해서 내놓는 책이 매우 많음.

질 좋은 논픽션 양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건 맞지.


특히 인문사회교양 분야는 이런 경향이 심한데,

인문사회교양의 '교양'을 방패삼아서 깊이의 부족함을 용서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

자연과학, 공학, 사회과학 분야도 뭔가 새로운 자기만의 생각을 펼쳐놓은 책,

자기 연구를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한 책은 거의 없고,

그냥 대학교 입문 수업 강의록을 책으로 펴낸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 대부분임.


외국 논픽션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영어 출판물들과 한국 출판문들을 비교하기에는 규모가 다르지만,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1년에 좋은 논픽션 두세권은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지금 한국 논픽션 중에서 사람들이 진짜 읽고 배울만한 진지한 책이 몇권이나 되나?


학위가 있건 없건, 전문가건 아니건 진지한 학술적인 시도는 반드시 해야하는건데,

그게 너무 부족한게 아닌가 싶음.
안 팔려서 그러는건지, 안 써서 안 팔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인문교양 섹션을 뒤덮은 SNS식 감성 글귀 모음집들은 교양서라고 불러주기에도 민망한 수준임.


이러다 보니까 책 읽고 뭐 좀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결국 외국서적 번역본이나 원서를 애타게 찾을 수 밖에 없는거고,

이런게 계속될수록 한국만의 문제는 식자층에게서 점점 외면당하게 될 것임.

솔직히 지금 한국은 논픽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책을 읽어서 내면을 살찌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강신주 책들이나, 현재 베스트셀러에 오른 언어의 온도? 말 그릇? 이런 책들이

대체 우리의 정신을 어떻게 살찌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논의에 더 잘 참여하는 것을 유도하지도 않고,

그저 정신적 자위행위, 일시적인 고통 경감 외에 뭘 해주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숙의라고 하고,

특히 현 정권은 숙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최소한 한국의 논픽션들은 저 '숙의'라는 것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책 투성이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