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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스파이 소설, 망명소설의 면모를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중구난방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네. 다양한 장르를 끌어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심지어 각 영역에서 고른 완성도를 보여줘서 놀랐음.


이 소설의 시간적인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종전 20주년을 맞은 1938년 11월에서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해 2차 세계대전이 개전하는 1939년 9월까지 1년이 못 되는 기간이야.


나치 당국에 찍혀 모든 것을 잃고 독일에서 도망쳐 유럽을 떠돌며 불법 대리수술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주인공 라비크의 불안한 처지와 주테텐란드 합병, 뮌헨 협정 무력화, 폴란드 침공으로 이어지는 승승장구하는 나치의 모습이 대조되며 독자에게 깊은 무력감과 긴장감을 주지.


부평초 같은 신세이기 때문에 타인과 너무 깊은 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하는 라비크와 정착과 안정을 바라는 여주 조앙, 불법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파리 서민들의 신산한 삶이 흡인력 있게 펼쳐져서 몰입감 있게 읽었어. 라비크와 조앙이 마지막에 각자의 모국어로 나누던 대화는 감동적이었고.



결론은... 칼바도스 땡기네. 언제 프랑스 갈 기회 있으면 꼭 빨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