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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그대는 도대체 어떻게 이토록 찬란한 글솜씨를 가지셨는지! 당신께서 쓰신 글을 읽으며 저는 행복과 감동에 겨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사실 정말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감동에 대해 말하자니 오늘 아침 카페에서 업무를 하면서 있었던 일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소설 <가난한 사람들>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해 이런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이 소설은 가난한 9급 관리 제부쉬킨과 지식은 풍부하지만 일찍이 부모를 잃어 역시 가난한 고아 바르바라가 서로 주고 받은 편지로 전개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 문단을 읽은 사람은 대충 느꼈겠지만,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부쉬킨의 글은 난잡하고 산만하다. 재산도 없고 문학적 교양도 없는 9급 관리가 직접 쓴 것만 같은 문장들이 죽 펼쳐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이 소설이 여타 '가난한 사람'을 다루는 다양한 러시아 소설/극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작중에서 바르바라가 제부쉬킨에게 추천하는 고골의 <외투>를 보자. 외투의 주인공은 아무 생각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따라서 제부쉬킨과 다르게 매우 평면적이라 인간이라기 보단 인형에 가까운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제부쉬킨은 아주 입체적인 인물이다. 그는 바르바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르바라에게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써가며 그녀를 지원하려 하지만, 그로 인해 가난해진 자신의 처지에 고통스러워한다. 동시에 그는 그녀가 어디로도 떠나가지 말도록 종용하며 그녀에게 매우 집착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기에 외투의 주인공보다 훨씬 더 살아있다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결말을 맞는지는 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으니 넘어간다. 알바를 하면서 쉬는 시간에 틈틈이 소설을 읽었는데, 쉬는 시간이 말 그대로 순삭당했다. 이 책을 읽을 마음이 들었다면 그냥 집에서 편하게 앉아 읽기를 추천한다. 어차피 200여쪽밖에 하지 않아서 빨리 읽는다면 몇시간이면 충분하다. 소설 속 주인공 제부쉬킨이 부자들이 가난한 이에게 자선하는 상황을 비꼬고 비난하는 부분은 정말이지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대체 어떻게 이런 게 첫 작품인 건지, 도스토예프스키의 재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지금까지 가난한 사람을 다룬 많은 작품들을 감상했지만, 이토록 가난한 사람의 내면을 추하고 절절하게 잘 묘사한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주인공이 자신의 빈궁한 상황을 토로하는 부분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이런 것들이 어떨지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언제나 써놓는 거지만, 이건 내 개인적인 감상문이기에 반박이나 비난은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