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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후루룩 읽은 재밌게 잘 쓴 에세이다.
작가가 동명의 팝캐스트를 시작하고 끝내면서 했던 생각들을 소재로
책, 독서, 소설쓰기, 예술가의 자의식 등에 대해 무겁지 않게 풀어낸 에세이다.
개인적으로 신변잡기 나열한다고 에세이집이 되는게 아니라
모름지기 한권의 책이라면, 전체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면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래도 가장 얼굴이 많이 알려진 소설가이면서도 가식없이 솔직하게 글을 쓰려고 한 것들이 보여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현재를 사는 말하고 듣는 인간과 과거를 읽고 미래를 향해 쓰는 인간의 구별도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면이 있고,
양자의 차이 때문에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작가의 고뇌도 공감이 갔다.
나도 책을 좋아하니, 가끔씩 이런 책이나 독서에 관한 에세이를 읽기도 하는데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이런 류의 책 중에선 이게 베스트다
(최악은 이동진이 쓴 거였다)
딴소리지만,
개인적으로 한 사람이 작가로써 쓸 수 있는 이야기와 에너지의 총량은 내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고갈시키지 않고 얼마나 잘 관리하는냐가 롱런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롱런한다고 해서 좋은 작가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면에서 최근 작품들에서 장강명 작가도 약간 고갈의 기미가 보이는데
(이 책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도 했고)
잘 극복해서 우주명작 집필에 무사히 도전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인상깊었던 인용구 중 독붕이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것 하나 투척한다.
"난 이렇게 이성을 많이 사귀어봤다"고 으스대는 10대는
그 순간 자신이 매력적인 인물이 아닌 것 같아서 겁에 질려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중이다.
혹시 독서량을 내세우는 이들은 자기 독서의 질에 자신이 없는 것 아닐까
이성경험으로 으스대는건 겁에 질린게 아니라 서열정리를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설마 몇명이랑 해봤냐로 서열을 나눈거임? ㅎㅎ
그것도 해당되지만 꼭 잠자리에 관한 것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
그 서열정리의 기저가 겁에 질린 거라고.
고렇취
서열정리의 기저가 겁에 질린거라고? 그러면 학업능력 우수한 사람이 지잡대가 아닌 명문대를 선택하는 것도 겁에 질려서 그런 거라고 해야겠네. 자신의 희소가치를 어필해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면 그 이후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다른 희소가치를 상대적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는데 그 기회를 포기하는게 어리석은 판단이라는 생각은 안듦?
그래서 넌 몇등급이야?
??? 등급? 대학교 이야기 했으니 수능등급을 말하는 건가? 알려줄 수야 있는데 지금 이 대화에서 갑자기 그게 왜 필요한지 이해가 안되네. 내 주장의 타당성이 내 등급에 있는 것도 아니고, 등급이 좋으면 '그걸 자랑하는 걸 보니 겁에 질려있는거 맞네'라고 하고 안좋으면 '수준이 낮으니 그렇게 생각하지'라고 말하기 딱 좋은 질문으로 보여.
몇 등급이야는 좀 추하다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