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인스타그램 펌..




한국책 판형들은 생각해보면 참 좆같다.

책을 펼 때마다 걸리적거리는 띠지, 

행간을 탈모 진행중인 아재 머리숱처럼 텅텅 비워놔서 

페이지만 존내 들려놔서리 한 손으로 들기 빡세게 만들어놓은 꼬라지들..


동화책부터 친다면 근 30년은 책을 읽어온 삶인데,

사실 짤의 저 책을 만나기 전까진 나도 우리나라 책 판형이 엉망이라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침대에 누워 저 책을 왼손으로 들어 펼치는 순간,

뻥을 약간 보태면 거의 오르가즘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한손으로 들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무게,

좌우로도, 상하로도 흔들리지 않고 정확히 책을 쥔 손 안에 감겨드는 무게중심,

(좌우로 흔들린다는 건 폭이 넓은 잡지책을 한 손으로 파지했을 때, 세로로 흔들린다는 건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처럼 쓸데없이 길쭉한 책을 한 손으로 잡았을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면 앎.)

알이 꽉 들어찬 옥수수 열매처럼, 충실하면서도 깔끔한 가독성으로 들어차있는 텍스트들,

양장본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연인의 손처럼 거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가벼움..

적절한 판형이 주는 쾌감이 얼마나 컸던지, 책 내용은 별로 내 취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도 자기 전에 잠깐씩 들어보려고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에 놔두고 있다..


이 마법같은 판형은 175*110mm 사이즈였다..

이 판형을 검색하면 양놈들 페이퍼백에서는 졸라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출판물에서는 심지어 이 판형을 부르는 이름조차 없는 상황이다..


다른 분야처럼 출판쪽도 분명 양놈들 걸 따왔을텐데.. 이해할 수가 없음..

그냥 저 기획 중 하나인 장 주네, <사형을 언도받은 자>나 더 사서 읽어야겠다..

누구 저 판형 부르는 명칭 아는 사람 있음 알려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