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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시절 임상심리사 아지매 강연을 들은 적 있어.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2008년경 초2짜리 잼민이의 사례가 인상 깊더라.

학교생활 적응문제가 있어 왔댄다. 언어와 인지기능이 거의 완성되어 추상적인 대화가 곧잘 가능한 성인과 다르게, 아이는 추상적인 문제를 다룰 능력이 부족해 그림이나 투사적 방법을 통해 접근할 때가 많다. 이 아지매도 그랬지.

‘지금 네 마음이 어떻니’라 물은 게 아니라 ‘좋아하는 동물이 뭐니?’라 물은 거야.

아이는 두더지라 답했고, 아지매는 생각했어. 보통 남자애들은 강하고 큰 동물이나 반려동물을 꼽게 마련인데 살면서 몇 번 보지도 못할 두더지를 꼽다니. 두더지는 심지어 땅속을 기어 다니는 동물이지 않나.

당연히 이유를 물었어. 아이는 ‘강해서’라 답했지.

아지매는 깜짝 놀랐어. 이 친구가 스스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구나. 하지만 이를 남에게 드러내는 것이 서툴러 두더지가 강하다고 왜곡해 받아들였구나. 방어적인 성향이 강한 모양이야.

분명히 나쁘지 않은 해석이고 그 나름의 개연성까지 갖춘 좋은 설명이라 생각해. 다만 아지매의 실수가 있다면 ‘동물철권’을 고려하지 못한 거겠지. 30대 중반 아지매가 당시 잼민이들 사이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던 문구점 동물철권을 어떻게 알았겠나.

지적 성실성과 책임성, 열린 마음과 유연한 태도를 갖춘 좋은 사람이었으나 본질적으로 다른 세대의 문화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어 설명이 붕 떠버린 게지..

***

중위 복무 중에 중대에 있던 선임하사 한명이 ‘자살 마렵다’란 표현을 쓴 바 있어. 그 유행어를 몰랐던 나는 사회적 현상인 자살을 생리적인 반응에 빗댐으로서 참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개인의 처지를 표현한 게 마음에 들었지. 그래서 와... 강하사... 참 사려 깊은 표현입니다! 하며 주절주절 감동받은 이유를 설명했는데 당연하게도 병신취급을 면할 수 없었어.

‘부중대장님... 그거 그냥 유행업니다....’

평소 지론이 ‘내가 중정을 지키면 내 반대의견, 삿된 의견, 거친 의견에서도 나름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인데, 태도 자체는 좋았지만 아무래도 현실의 맥락과 일정 부분 동떨어 진 것 같아 슬펐어. 그 뒤로 유튜브나 커뮤니티발 유행어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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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겐 이런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분발해야지.

***

한국인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상담 현장에서 저자가 느낀 바를 바탕으로 ‘현실역동상담’이라는 한국형 상담을 제안해. 서구에 비해 공동체주의, 어른에 대한 존경, 해결을 다루고 싶음 등의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단 게지. 그리고 상담사례를 제시하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풀어내. 개론서와 사례집의 혼합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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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큰동서의 부적절한 관계)

사례 자체가 재미있고 교훈도 톡톡해. 다만 아무래도 우리 부모세대의 이야기다 보니 사례가 낡았다는 인상이 있어. 특히 결혼 문화와 가정에 대한 입장에서 거리감을 느꼈네. 저자는 상담자가 전문지식 외에도 사회일반적인 지식을 습득할 것을 주장하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해.

다만, 저자는 세대교체에 따라 갱신되는 사회적 상식을 어떻게 습득하는지 궁금하네. 최근에도 단행본 냈던데 한번 읽어보고 질문 넣어봐야지. ‘마렵다’를 사려 깊은 표현이라 상찬했던 내가 의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






오지고!!
지리고!!!!
강하고!!!
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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