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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비문학만 읽다가 머리가 너무 건조해지는 느낌이고


번역문이 아니라 국어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김약국의 딸들>(박경리)을 보게 됐음. 이걸 고른 이유? 집 책꽂이에 있길래.


상당히 좋게 읽었어. 원래 토속적인 배경 좋아하는데다가 몰랐던 단어도 많이 나와서 좋았고


문장도 이쁘고, 중간중간 성적인 묘사도 재미를 더해줬고..




그래서 이번엔 대하소설을 도전해보자 싶어서 


태백산맥 vs 토지 고민하다가


박경리는 어쨌든 김약국으로 맛 보기도 했고 20권이라 좀 부담스럽고


조정래는 한번도 안읽어봤고 10권짜리인데다가 야한 내용도 많다길래 태백산맥을 골랐다.




결론은 제목에 쓴대로 좀 실망이야.


초중반에 캐릭터 처음 등장하면서 에피소드 보여줄 때는 재밌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특히 더 재밌어져야 할 625 전쟁 이후부터는 노잼이고 비슷한 패턴 반복으로 느껴짐.


캐릭터도 처음 설정 해놓은건 매력적인데 그 매력을 다 못 뽑아냈다 싶음. 뒤로 갈수록 염상구 정도 빼면 다 노매력.



사상적으로도 처음엔 좀 균형 잡으려고 하는 것 같다가 중반 이후로는 걍 대놓고 공산당 찬양이고...


내가 뭐 필력 따질 레벨은 안되지만 어쨌든 내 느낌엔 문장이 뛰어나지도 않은 것 같고


(계절 바뀔 때마다 막 장황하게 쓰긴 하는데 그 느낌이 특별히 와닿지 않음.. 


내가 책 별로 안 읽어봤지만 김승옥 무진기행 이런건 읽으면서도 문장 개쩐다고 느꼈거든)


야한 내용도 김약국에서 느꼈던 은근하고 고급스럽고 간질간질한 그런 느낌이 아니라


직설적이고 저속한 느낌? 오히려 야하게 안 느껴졌음




태백산맥 출간 당시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조정래 깡은 대단했구나 싶고, 문제작이었겠다 싶긴 한데


정말 좋은 소설인가 하면 나는 아닌 것 같음


저항정신 + 정치적 목적 + 대하소설 등등의 요소에 의해 좀 많이 과대평가 된 거 아닌가




그리고 이건 좀 엉뚱한 얘기지만


태백산맥 다 읽고 나니 김용 필력이 정말 대단한거였구나 다시 느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