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간실격 나도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고

뭐 여성을 어떻게 다뤘느냐를 꼬치꼬치 따지는 게 소설 읽는 데에 중요한 건 아니긴 함. 아니 사실 별로 좋은 방식은 아니지.

어쨌든 인간실격은 다분히 나르시스트적인 소설이라고 나도 느꼈음. 누가 한 말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자기혐오는 달콤하거든

장구한 서구 예술사에서 말하는 예술의 미덕은 결국 거리 두기, 즉 성찰인데

인간실격에는 일문학 특유의 자기혐오와 거기에 완전히 젖어버린 요조만 있음. 자기혐오는 좋다 이거야. 많은 문학작품에 자기혐오는 어느 정도 배어있음. 근데 좆간실격은 읽는 사람을 아예 패배주의자로 만듦.

그 요조가 다자이 본인을 거의 그대로 투영한 인물이라는 것도 다 알려진 사실이고, 다자이가 여자랑 동반자살 수도 없이 시도하다가 애인 먼저 보낸 것도 분명한 사실이고

그래서 난 좆간실격이 나쁜 의미에서 위험한 소설이라고 생각함. 이거 읽는 사람은 십중팔구 자기가 요조에 이입됐다고 함. 인싸든 아싸든 찐따든. 그만큼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타인들 앞에서의 나와 혼자 있을 때 나의 괴리, 외로움, 이해받지 못함 요런 걸 잘 표현했다는 거겠지만, 난 그 방향성 자체에 의문이 있음

단순히 생산적이지 않다 이런 게 아님. 그냥 거리 두기 자체를 실패한 소설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그와 별개로 문학 작품 독해에 익숙지 않은 거의 대다수 독자들은 극중 인물의 행위와 사상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고, 난 그것도 뭐 노련하고 훌륭한 독법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틀린 방법이라고는 생각 안 함. 요조가 타인하고 관계 맺는 방법이 개좆같은 것도 맞고 읽는 입장에서 역겨워할 수도 있다고 봄. 나는 안쓰러움이 더 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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