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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시대의 촌락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이 출판된 1996년까지의 경향을 보면, 조선시대 지방사는 대부분 지배층 중심으로 행해져 왔다. 이 책에서도 지적하는 것처럼, 여말선초의 대표적 지방조직인 향도에 대해서도 이태진의 향도 연구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였다. 1996년이라면 아직 1세대 학자들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연구의 지지부진함은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데 커더란 동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조선은 초기부터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꿈꿨지만 재지사족들의 반발로 이는 쉽지 않았다. 재지사족들은 유행소를 통해 자신의 향촌권려글 유지하려 했고 기존의 사회조직인 향도 등을 경계하며 향도의 구성원들을 자신들의 향촌지배권 안에 편입하고 싶어 했다.


16세기 중반 사림 정권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러한 향촌재편은 완료되는 듯 했다. 


그러나 곧이어 발발한 양란으로 인해 향촌사횡[서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토지에서 유리된 사족들과, 전쟁을 틈타 신분상승을 한 신향간의 싸움이 벌어졌고, 사족들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혈연 중심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필자가 8~90년대의 조선후기 저작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점은 조선 후기의 변동성에 대해 상당한 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후기는 변동기가 맞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이와 같은 변동의 영향에 대해 회의를 품는 학자도 많은 만큼 이 같은 인식은 시대의 한계라고 필자는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