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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을 읽었다. 

<라마와의 랑데뷰>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다. 


오랜만에 이야기 자체가 궁금해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적어도 2부까지는......


이하 스포 만땅이다. 




2.

진화는 종의 의지나 소망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당연히 종을 구성하는 개개의 소망 따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진화의 최종 단계에 도달하면, 구세대는 도태되어 멸종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라는 냉정하고 어찌보면 시니컬한 이야기를 

사뭇 따스한 어조로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약간은 테드 창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3.

앞서 말했듯이, 외계인이 인류에게 멋진 신세계를 선사한다는 2부까지는 꿀잼이었다.

그런데 3부에서 오버로드의 행성 방문기는 필력이 뛰어나다고 느낀 작가임에도 뭔가 머리 속에 구체적인 상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리고 굳이 행성의 모양이 어떠했는지가 뭐 그렇게까지 중요한 내용이나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좀 지루한 면이 있었고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건 지구가 소멸한다는 설정이었다.

물질이 필요없는 단일정신체로 진화한 신인류가 굳이 물질 그 자체인 지구를 소멸시킬 이유가 있었나?


그리고 육신이 불필요한 단일정신체가 되어 물리적인 제약 없이 온우주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한들

구성원의 자아가 완전히 소멸되어 버린다면 그걸 과연 "진화"라고 부를 수 있는 건가? 그건 오히려 회귀가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4.

뒤에 해설을 대충 흝어보니, <라마와의랑데뷰>가 시리즈의 첫권이었던데 나머지는 번역이 안 되어 있더라?

왜? 이것도 좀 에바라고 느꼈다.


그래도 좀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든다. 

다음번엔 언젠가 그래도 완간된 <스페이스오디세이> 시리즈에나 도전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