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읽은 최악의 소설 중 하나.
도서관 신간 코너 훑어보다가 찾은 책.
형이상학, 보르헤스, 대중과학서 좋아하는 내 취향에 맞는 소재를 다뤄서 기대 하에 읽어봄.
1999년에 이상문학상 받았던 작가라는데 기본 어휘력, 문장력부터 개판. 이상문학상은 90년대부터 망가진 상이라는 다시 깨달음.
인물 중 하나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놈이 없고 심리묘사 개판이고 질질 늘린 중언부언으로 책분량 채우기.
가장 큰 문제는 작가가 창작력 고갈돼서 10년 가까이 노는 동안 켄 윌버류의 형이상학과 양자역학 평행우주 다룬 대중과학서와 불교서적, 보르헤스 등을 읽은 모양인데
그것들을 이해해서 자기만의 사유를 정립하고 소설 속에 유기적으로 녹여 넣은 게 아니라
그런 책들에서 발췌해서 소설 속에 허겁지겁 때려 박아놓음.
맨날 김치 풋고추 된장찌개만 먹다가 짜장면 처음 먹어보고 감동해서 7~8그릇째 먹다가 폭풍설사하고 위경련 난 시골꼬마 같음
등장인물들이 그런 책들에서 발췌한 문장,어휘를 말하려고 안달 난 종이인형들임.
인물들이 서로 만나자마자 뜬금없이 그런 썰들을 설사처럼 마구 배설해냄.
그런 인용 말고 박상우 작가는 자기 딴엔 '스토리코스모스'라는 개념을 창안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별거 없고 그저 세상은 개인들의 인생 이야기가 모인 곳이라는 당연한 말일뿐이고 그 개념에 살 붙이려고 나름대로 썰을 풀었으나 유치하고 앞뒤가 전혀 안 맞음 .
한가지 더 읽다가 토 나오는 건 SF 영화들에서 따온 전형적 설정들을 나열해놓고 미래소설 흉내를 조악하게 낸 부분.
위트 유머랍시고 집어넣은 곳에선 입꼬리가 미동도 않았고 페이소스 강조한 부분에선 이렇게 못 쓸 수 있나하고 짜증만 났을뿐.
요즘 한국소설들 정말 실망만 던져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