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앞 동네 서점 '땡스북스' 대표로 알려져 있는 이기섭 대표는 디자인 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래픽디자이너입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건국대 근처에 위치한 '인덱스'의 문을 열고, 커피를 내리며 아침을 여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는 타고나기를 서점인 같습니다. 이기섭 대표는 말합니다. 서점의 일은 시대에 너무 민감해서도 안 되고, 나쁜 일은 물론 갑자기 생겨나는 좋은 일도 견뎌야 오래갈 수 있다고요. 그의 꿈처럼, 100년 된 서점 브랜드를 우리도 한번 꿈꿔봐도 좋지 않을까요.


**땡스북스의 초기와 지금, 독립 서점의 위치와 역할이 달라졌을 것 같다.**


2011년 3월 21일 땡스북스를 오픈했으니 어느덧 10여 년이 되었다. 3월 21일은 아들의 생일이기도 하고, 3, 2, 1… 카운트다운을 세는 것 같아서 미리 날짜를 못박고 서점 오픈을 준비했다. 날짜를 정하고 나니 부족한 게 무엇인지 훤히 보여서 서둘러 개선하게 되더라.


**무언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재밌으면서도 유용한 지침이 될 것 같다. 아무튼 10년이 지났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할까. 일하는 사람도, 그 일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람도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작게나마 만드는 것도 좋겠다. 땡스북스 10년 동안 정말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일이 펼쳐졌다. 그렇기에 앞으로 10년은 얼마나 변할까 기대된다.


**이제는 독립 서점 문화가 새롭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독립 서점이 부쩍 성장했다. 서점을 운영하고, 서울시와 여러 서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으로 유추하건대 2018년을 정점으로 독립 서점 문화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 것 같다. 2016년에 생긴 서점들이 임대차 보증 기간인 2년 뒤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사라지고, 또 생겨났다. 그러다가 코로나19로 서점의 경쟁력이 드러났다고 할까. 독립 서점 문화가 처음보다 빛이 바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SNS에서 포스팅하기 쉬운 콘텐츠라는 점, 어느 정도의 지적 허영이 허용되는 콘텐츠라는 점, 그 정도면 유쾌한 게 아닌가?


**그럼에도 독립 서점의, 독립 서점에 의한, 독립 서점을 위한 콘텐츠의 의미는 여전하다.** 


서점은 서점 운영자의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 땡스북스 역시 이기섭의 성향이 반영되었다. 나는 서점 문화가 이벤트화되는 모습은 경계하는 편이다. 홍대 앞 동네 서점이라는 초심을 유지하고, 늘 한결같은 시간과 공간을 추구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심축이 나에게 없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땡스북스를 프랜차이즈화하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홍대 앞 동네 서점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이유다. 남다른 소신이 있는 것은 아니고, 책에서 파생되는 비즈니스가 일확천금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니 나만의 기준을 세우자는 주의라고 할까.


**땡스북스 10년의 비결은 대표의 무신경주의 덕분이었다! (웃음) 땡스북스만의 큐레이션 기준이 궁금하다.**


사람들에게 나는 서점인이 아닌 그래픽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하루 중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일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서점들에 비해 큐레이션할 때 유달리 선명한 기준이나 어떤 균일적인 시스템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땡스북스는 홍대 앞, 2017년 11월 17일 오픈한 인덱스는 건대 입구라는 '동네'를 기준으로 큐레이션을 설정하려 한다. 이기섭 개인이 큐레이션한 비중은 1퍼센트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교보문고에서 구입해서 재밌게 읽은 책이어도 땡스북스에 맞지 않는 책은 가져다두지 않는다. 큐레이션은 전적으로 땡스북스와 인덱스 스태프의 몫이다.


**서점의 다음 큐레이션은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서점은 '문화 공간+상업 공간'이라는 본질적 속성을 지닌다. 그사이에서 문화 공간을 강조해야 오래간다고 본다. 사실 문화 공간을 추구하고 유지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영역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오버하게 된다. 나 또한 그런 실수를 범하곤 한다. 요즘 MZ세대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데, 젊은이들이 자기 개성을 드러내고 살리는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느껴진다. 10년 전 일본을 여행하며 느꼈던 풍경이 서울의 거리에 나타나는 것 같달까. 점점 서울이라는 도시가 좋아진다. 그 시간 동안에 땡스북스, 파크(Parrk), 인덱스가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이 생겨나는 건 좋은 일이다. 다만, 서점이 그러한 조류를 특별히 의식하기보다 서점 운영자의 일상을 주제와 소재로 삼는 게 좋을 듯싶다. 그렇게 각 서점마다 정체성이 생겨나는 것, 그게 큐레이션 아닐까. 단 완결은 없다. 결국 과정일 뿐.


**서점을 운영하며 출판 혹은 출판 문화와 시스템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것 같다.**


1996년 『QUARK X PRESS 3』, 1999년 『QUARK X PRESS 4』, 그리고 2009년 『인디자인, 편집디자인』이라는 책을 낼 때도 사람들은 나에게 책이라는 매체의 변화를 물어보았다. 나 역시 앞으로 인디자인으로 전자책을 작업할 수 있을까, 궁금했으니까. (웃음) 사실 전자책이 어디까지 성장할까, 라는 질문은 1990년대에도 유효했다. 지나고 보니 일반 책이 전자책으로 서서히 진화한 게 아니라 또 다른 시장으로서 전자책이 생겨났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우리가 그걸 '진화'로 생각한 것뿐이다. 결국 뉴미디어는 다른 파생 상품이다. 특정 매체의 진화가 아니라 다른 단계와 영역으로 접어든 거다. 출판이 살아남으려면 독자가 원하는 그 이상을 줘야 한다. 독자가 원하는 것, 혹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채워줘야 한다. 『모노클』이 좋은 예가 아닐까. 『보그』, 『GQ』에서 『모노클』로 넘어가는 그 변화, 출판과 서점이 학습해야 할 지점이다.


서**점 운영자의 일상을 풍요롭게 한 책과 문장이 궁금하다.**


운전을 하지 않고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짧은 분량의 단편 소설을 천천히 읽는다.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노는 걸 좋아한다. 단편 소설은 쉽고 빠르고 편하게 내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독립서점에 관심있으면 재미삼아 읽어보기 좋을 듯


출처 : 

https://www.notion.so/13-93e1326344d54e8b8555a3f999e0e7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