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공도 그쪽도 아니고 방법을 모르겠다.. 일도 해서 배울 시간도 없고 ㅈㅅㅈㅅㅈ


이듬해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했다. 아니, 나는 이듬해에 글을 쓰는가? 아니. 나는 이듬해에 글을 쓴다는 위선을 할것이다.

나는 그해 여름, 만년필을 쥐락펴락하던 손을 다시 고쳐잡기로했다. 흐르는 땀을 뒤로하고 집밖으로 나섰다. 날이 꿉꿉해서 금방 흰천이 등허리로 붙어왔다. 나는 학교앞 문방구에 들러 두꺼운 스프링노트 한권과 슬러시를 샀다. 스프링 노트에선 쿱쿱한 냄새가 났다.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며, 다시금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으며, 인물을 상정하고 그에 맡는 사건을 쥐어주었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 지는 모른다. 여름 해의 나태와 권태가 날 조여와서인지도 모른다. 난 공책 한가운데를 콕 짚으며 그 속에 텍스트를 뭉개었다. 애증과 애정 사이의 어느 곳을 대충 손가락으로 콕 짚으며 어물쩡, 사랑 하는가? 아니 사랑할 지도 모르지. 하고 생각해버렸다. 공책이 차곡차곡 채워졌다. 그 속에 우그러진 그는 생각보다 여리고 작은 인간이었다.

커튼으로 차마 다 가리지 못한 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 빛을 최대한 아니꼽게 쳐다보며. 그 해 여름 난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이거 글 주제가 글을 쓰는 ‘나’ 가 쓰는 글속의 화자가 쓴 글의 화자도 ‘나’ 인데 그게 다 위선이고 도무지 실제같지 않다. 를 이야기 하고 싶어서 썼어요... 물론 이건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