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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당과 히틀러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고 평가받는 칼 슈미트의 저작을 읽어보았다. 역시 독일사람답게 글이 이해하기 매우 어려워서 다 읽었으나 제대로 이해받았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법철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엄청난 해독력을 필요로 하기로 해서 독자로서의 역량부족을 실감했다.
칼 슈미트의 이론은 참 매력적이다. 그는 이 책에서 바이마르 공화국의 필연적인 멸망 가능성을 논증한다. 바이마르 공화국을 입헌주의 공화국으로 보았을 때 의회제의 법치주의는 논리적 헛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의회중심 법치주의를 의회의 입법이 지배하는 합법성의 정치로 놓는데 의회입법의 합법성은 실질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고 따라서 형식적 합법성은 그 스스로의 내적 모순을 견디지 못하고 정당성에 권력을 넘겨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법학자임에도 합법성이라는 단어를 부정적 어감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합법성은 의회의 다수결이 모든것을 결정하는 의회주의 하에서의 합법성이다. 그는 의회주의의 합법성을 비판하고 대통령이 중심이 되고 인민의 환호로 뒷받침되는 파시즘체제가 정당하다고 평가한다. 그는 오늘날 세계 정치체제의 주류로 자리잡은 의회주의의 주된 비판자이다
그는 바이마르 헌법 자체의 내적모순으로 합법성은 붕괴될 것이라 평가한다. 의회주의는 입법의 유일한 주체로 의회를 두고있고 의회의 입법은 절대성을 가지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결의 동의만 있다면 보편적 법칙으로 승인되는 의회입법은 순간적으로 다수를 갖춘 그때그때의 다수세력에 의해 결정되는 임기응변의 조치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보편적 법률이 순간적 다수의 판단으로 결정되고 이들의 결정이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게임의 법칙 그 자체에도 제한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의회의 다수결원칙은 사실상 승자가 모든것을 독식하는 독점체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흔히 말하는 다수결원칙의 수용요건은 패자도 소수의 인권을 보장받고 다음 기회에는 다수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슈미트가 보기에 이는 불가능하다. 다수는 게임의 법칙 그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수결원칙 그 자체의 모순점 이외에도 그는 의회 합법성의 원천이 사실상으로 유일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민투표의 원칙은 대의제의 원칙보다 더 우위의 원칙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대의제와 국민투표제가 충돌한다면 대의는 국민투표에 저항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합법성의 권위가 인정받지 못하고 국민투표에 의해 무력화된다면 의회제는 그 자체로 대중민주주의에 제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그는 대중민주주의와 파시즘체제에 대해 옹호한다. 또한 바이마르 헌법의 기본권보장은 기본입법과 다른 특별입법으로 보호되고 있는데 일반다수결이 아닌 가중다수결은 일반다수결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고 보고있다. 슈미트는 정책적 결정이 아닌 기본권의 결정은 다수결이 아닌 변경불가의 원칙으로 놓아야하는데 그렇지 않은것에 대해 비판했고 또한 가중다수결은 국민투표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수의 동의를 얻었기에 의회의 일반다수결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의회의 다수결원칙은 그 자체가 순간적 결정에 좌우될 뿐 아니라 가중다수결과 국민투표의 원칙, 특히 국민투표 원칙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다.
슈미트는 본질적으로 취약한 의회의 다수결원칙 대신 루소의 인민주권을 원용한 대중민주주의가 통치권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슈미트의 대중민주주의는 루소와는 다르게 대중을 통치하는 지배자의 독재권을 강조하는것이다. 슈미트의 대중은 스스로 지배하는 대중이 아니라 특별입법자의 독재에 부응하는 환호하는 민중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민중들이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의해 갈등을 표출할수 있는 다원주의적 가치에 대해 슈미트는 부정적으로 보고 인민의 생각은 찬성 혹은 반대 두개 뿐이고 독재자에 의해 찬성으로 창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의 대중민주주의에서 대중은 개성을 가진 존재가 아닌 독재자에 만장일치하여 정치공동체의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대중이다.
와 이런걸 어떻게 읽냐 - dc App
아따 지려버렸다. 독일 사람 책 어려운거 공감 - dc App
이건 법학 전공자도 안 읽는 책을...
다수결의 원칙에 입각한 대의제를 폐기하고 대중민주주의가 지배해야 한다는 논의는 맞는데 그 이후에 지배자의 독재권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정당화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이 아쉽네. - dc App
다원적 가치, 소수의 의견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을 대의제의 맹점이라고 하면서 절대적 지배자의 통치 아래에서는 그것들을 아예 무시하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