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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한 선생님의 고려왕조 시리즈로 들어가는 첫 권, 드디어 완독했네. 1170년 경인년의 무신정변에서 1196년에 최충헌이 미타산에서 이의민을 척살할 때까지의 기간을 다루고 있어. 국사 교과서에서 이 부분을 관심있게 봤거나 소싯적에 대하드라마 《무인시대》를 챙겨본 연식 있는 독붕이라면 눈에 익을 인물들이 많이 등장해. 이의방-정중부-경대승-이의민으로 이어지는 무신정권 초기 30년 동안의 집권자들이 그들이지.
대략 100년 동안 지속된 고려의 무신정권은 상당히 특이한 정권이야. 이웃 일본에서는 12세기 후반부터 19세기 후반까지 약 700년 동안 무사들이 정치적인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계기가 있었지. 가마쿠라 막부의 경우, 호겐 헤이지의 난에서 겐페이 전쟁에 이르는 12세기 후반의 혼란기가, 무로마치 막부의 경우에는 가마쿠라 막부의 쇠퇴와 뒤따른 남북조 동란이, 가장 유명한 에도 막부는 오닌의 난/센고쿠 시대/쇼쿠호 정권/세키가하라 전투와 오사카 성 전투로 이어지는 약 150년에 걸친 대혼란기가 있었지. 법보다 칼이 앞설 수밖에 없는 전국적 혼란기가 이어지면서 덴노와 귀족들의 무력대리인에 불과했던 무사들은 정치적 주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었지.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지. 고려에서 조선에 이르는 통일왕조가 천 년간 이어졌고, 숭문천무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지. 그렇다면 어떻게 무신정변이 발생했고 또 100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걸까? 이 답은 시리즈를 좀 더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
《무인시대》를 본 독붕이가 있다면 극중에서 이의방 역을 열연했던 배우 서인석 씨의 시그니쳐 대사 중 하나인 "황제는 폐위되셨소이다!"를 기억할 거야. 근데 책에 따르면 무신란 당시 이의방의 계급은 지금의 중위 ~ 대위급 장교에 불과했다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으로 따지면 청와대 경호실 팀장급이 휘하 요원들을 선동한 후 청와대에 난입해서 고급 공무원과 각 부 장관들, 청와대 비서진들을 참살하고 대통령한테 하야를 종용했다는 건데 지금 시각으로 봐도 ㅎㄷㄷ한 일이지. 그러니 신분질서, 위계의식이 지금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했던 900년 전에는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이 책은 그 외에도 무신란에 참여한 세력을 주동세력, 온건세력, 행동세력으로 분류하며 같은 무인이어도 다양한 노선이 있었음을 강조하거나 망이/망소이의 난, 김사미/효심의 난 등으로 대표되는 무신집권기에 빈발했던 민란을 서술하며 민중사학의 의의와 한계를 고루 설명하는 등 흥미로운 논점을 여럿 짚어주고 있어. 덕분에 앞으로도 흥미로운 독서가 이어질 듯 해.
오 이거 재밌나봐. 난 무신정권 시기 하면 이의민이랑 두경승이 벽치기 하면서 힘자랑하는 대목이 젤 재밌더라 - dc App
안그래도 그거 나왔음ㅋㅋㅋ 이름없을 문신이 이 사건을 소재로 지은 짧은 한시도 나오는데 개웃김ㅋㅋㅋ
두 사람 다 재상급인 정1품 문하시중이었는데 주먹싸움을 한다는게...
솔직히 무인시대는 의종이 제정신 차렸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의종이 사실항 고려의 마지막 왕이자 한반도가 ㅈ박히는 나비효과의 시초가 된 양반이라 봄 - dc App
사실 무신정변은 인종 때 이자겸의 난이나 서경천도운동의 부산물로 왕권이 현저하게 추락해버린 영향도 있어서 단순히 의종 한놈만 패는 건 좀 무리가 있다고 본다.
ㅇㅎ ㄱㅅㄱㅅ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