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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작품 중 ‘악마’라는 작품은 어느정도 제 삶에도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5장 28절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제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어느 시기에 다다르면 항상 이 작품 생각이 들곤합니다. 이를테면 애인과의 관계 속에서의 권태로움이 가장 큰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은 방탕하게 살던 시절 어떤 여자와의 관계때문에, 결혼 이후에도 문제를 겪게 됩니다.

향락을 향유하던 때 가볍게 교류하던 여자가, 결혼 이후에도 자신의 앞에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결혼 전 그 여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기억들이 주인공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내용입니다. (더이상 말씀드리면 스포니까..)

저는 최근들어 성욕구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 저희는 섹스를 자주하지 않지만, 제가 6월 중순부터 시간적 여유가 생김으로 말미암아 섹스에 대한 생각이 자주 들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연인이 다음주에 큰 스케줄이 있는 관계로 스트레스 받을까봐 말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것 하나 참지 못하는 제 자신이 스스로 우스워 보일 수도 있을것 같아서 이기도 했습니다. 
(문득 작품’싯다르타’중에서 나온 대사가 떠오릅니다. “저는 참을 수 있으며, 사고할 수 있고, 단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 저는 제 ‘악마’를 만나게 됩니다. (이번주 월요일에 꿈에서 악마와 외도를 하는 꿈을 꾸게 되었는데, 그것 때문에 저는 그 악마에게 연락을 한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악마와 저는 관계를 가진적은 없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은 단언 확실했습니다. 제 옆에 만약 이 연인이 없었더라면, 이 ‘악마’는 제 옆에 있게됨으로 말미암아 또 다른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릴지도 모를 관계였던 것입니다.

오늘 이 ‘악마’에게 제 성욕구불만을 서스럼 없이 말했습니다. 제 ‘악마’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성에대한 이야기 덕분인지 상황을 인지해보고 나니 우리는 섹스시 좋아하는 취향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시나브로 제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으며, 아랫도리가 서서히 묵직해져감을 느꼈습니다.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관계는 대체로 섹스할 확률이 높다는 근거없는 데이터분석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악마에게 꿈에서 당신과 바람을 폈다고 말했습니다.(유혹이 아닌 사실임을 밝힙니다.) 악마는 웃음을 지어보내며, 제게 그래서 만나자고 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렇지만 않다고, 그저 보고싶어서 연락했다고 말하며 악마의 손에 제 손을 정말 잠깐 (아 0.5초는 됐으려나요?) 만졌습니다. 저는 되려 당신도 내가 좋지 않느냐고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악마는 웃으며 그러니까 황금같은 주말에 밖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며 말했습니다.

아 그 웃음! 제가 그 악마를 좋아한다고 느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부정교합’ 

말할 때마다, 웃을 때마다 보이는 그 부정교합에 제 혓바닥을 밀어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고, 그 부정교합을 부셔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다 ‘아차! 아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나의 사랑스러운 악마.’ 와 같은 합일화적인 느낌 또한 받았습니다.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한 악마를 차로 영화관까지 데려다 주고는, 오늘 악마와의 있었던 일을 복기했습니다.

“너랑 있으니까 편하다.”, “우리의 대화에 기브앤테이크가 있듯이, 나는 섹스에도 기브앤테이크를 좋아한다.”

우리의 대화에 기브앤테이크가 있다면, 우리의 섹스에도 기브앤테이크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윽고 저는 저의 연인에게 연락을 해서 저녁을 함께먹자고 말했습니다.

큰 스케줄에 시달리는 연인의 어두운 표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제 가슴이 미워 집니다. 제게 ‘가만히 들여다본다’는 것은 호기심이며 관심이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질수록 상대의 힘든 마음이 느껴져서 이 자리를 도망치고만 싶었습니다. 

아 고작 섹스. 그 섹스가 뭐라고 저는 이렇게 혼자 끙끙 집착하는지 나의 연인은 섹스가 하고 싶지도 않은지? 혹여 나 말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나? 와 같은 편집증세도 제게 보여지려는 순간 저는 입을 때게 되었습니다.

“나 사정하고 싶어.”

“그래. 그 일 끝나면 하자.”

아! 다시금 ‘저는 참을 수 있으며, 사고할 수 있고, 단식할 수 있습니다.’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날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 한자리에 들어온 악마가 떠오릅니다. 악마와의 섹스이야기를 하니. 악마가 다른 남자와 섹스할 때의 모습이 상상이가며 악마의 벗은 몸을 보고 싶다는, 악마의 신음, 악마의 젖꼭지를 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저는 정신을 차립니다.

톨스토이의 ‘악마’결말 처럼. 제 마음 속의 악마를 처단하려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그 ‘악마’를 수백번 간음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요?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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