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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책 제목.
주말에 오랜만에 그래픽 노블이나 하나 보자, 하고서 서점 구경하다가 들고온 책이야. 처음 보고는 제목이 <7월 4일>인줄 알고, 미국 독립기념일과 관련된 책인가 했는데 <7월 14일>이더라고. 7월 14일은 구라파 불란서혁명이 일어난 날. ㅇㅇ
테러로 와이프를 잃은 한 화가와 딸. 그리고 한 달 전 아버지를 여읜 군인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야. 상실, 테러, 증오가 책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불란서 정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책 자체만을 놓고 얘기하면 보통의 그래픽 노블이 그렇듯 판형이 크고 커버가 엄청 하드하드한 하드커버야. 책의 두께도 꽤 돼서 나는 300페이지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200페이지가 조금 넘어. 한 마디로 본문 종이가 되게 빳빳하고 두껍두껍. 머리 아플 때 책등으로 정수리나 백회혈을 톡톡 때리기 좋겠다, 싶을 정도로 튼튼해보이는 책이야. 급할 때는 흉기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호신용 책이 필요한 사람들은 참고하도록 해.
그림작가인 바스티앙 비베스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그림이 아주 맘에 들어. 그래픽 노블의 경우 스토리나 이야기가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그림이 너무 어지럽거나 난잡하면 보기가 싫어지는데, <7월 14일>의 경우 색감은 흑백 명암위주의 컷으로 어두운 분위기이지만 그림 자체는 깔끔하네.
이 작가의 원래 스타일이 그런 것인지 등장인물의 눈이 그려지지 않은 컷도 많아서, 몇몇 중요한 컷에서는 눈에서 드러나는 느낌이 대단해. 그외 영화처럼 순간순간을 그린 몇몇 컷도 좋았고.
책은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시간을 두고 한 번 더 볼까싶어. 열린결말 형태라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 될런지는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
언제나 그렇듯 내 이야기를 좀 하자면, 2010년 신혼여행으로 불란서의 샤를 드골 공항에 내려서 파리로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렸을 때였어. 역시나 한국인 신혼 커플이었던 거 같은데, 남자가 좀 커다란 박스를 쓰레기 통에 버렸던 모양이야.
현지 경찰은 테러로 의심할 만한 상황으로 보았는지 한국인 남성을 둘러싸고 조금은 겁나는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한국인 남성은 억울하다는 듯, 가비지 가비지! 트래쉬 트래쉬! 라며, 자신이 쓰레기통에 버린 것은 테러와 상관없다는 듯 외치더라고. 공항 근처라 그런가, 쓰레기 통에 버리는 쓰레기에도 민감한게 구는구나, 하는 게 불란서 공항에서의 느낌이었어.
그 후, 몇 년이 지나 불란서에서는 실제 크고 작은 테러 사건이 일어났고, 만약 신혼여행을 하던 그 시간에 테러가 일어났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상상하면 몹시 끔찍해. 911 테러 이후에 이슬람인들을 보는 시선이 많이 안좋아졌다는데, 일부 테러범으로 인해 선량한 보통 사람들이 의심 받는 것, 그리고 역시나 보통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테러에의 공포,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증오를 거두는 일.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
난 주말에 즐겁게 읽었어. 추천해.
이 컷은 보면서 좋았던 장면이야.
화가라면 그림을 그리라는 멘트의 주인공.
내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주인공은 나에게 뭐라고 말했을까.
"글쟁이시죠, 무명글쟁이?"
"아, 네, 제가 무명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글을..."
"그럼, 글을 쓰세요."
했으려나. 다음 책 써야하는데 안 쓰고 독갤에 글이나 쓰고 있네. 이제 글을 좀 쓰고 싶은데 말이지.
독붕이들이라면 만화 속 주인공이 이렇게 말했겠지?
"독서인이시죠, 독붕?"
"그래요."
"그럼, 책을 읽으세요."
랑종 개봉날
이틀 후에 올렸으면 딱인데 까비
내 카드 초기화되는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