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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준지 인간실격으로 먼저 봐서 요조가 인간쓰레기인 줄 알았는데
소설판 요조는 그저 무력할 뿐 악인으로 묘사되지는 않네.
요조가 가진 편집증과 공포가 바보처럼 느껴지다가도 문득 나도 비슷하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에 섬뜩해지곤 했음. 만약 여자를 끌어들이는 분위기, 익살이나 부유한 뒷배 같은 것들이 있었다면 나도 그처럼 살았을까? 역설적이게도 내가 갈망하고 또 쥘 수 없었던 것들이 질기게 나를 지탱하고 있는 건가?
물론 여우와 신포도가 생각나는 부분일지도 모름. 요조처럼 원 없이 섹 뜨고 풍류를 즐기고 한량처럼 살 기회가 있다면 당장 그 쪽을 택해야지. 다만 그가 행복하지 않고 타인에게서 괴리를 느끼고 두려워했던 건 한낱 배부른 고민으로 보이기보단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감정이었음.
요조는 어쩌면 만족의 마지막 조각이 채워지지 못한 빈 곳을 견디지 못해 나머지 부분까지 비워 버린 병신이 아닐까? 보통 사람이 처음부터 그럭저럭 가지고 있는(혹은 가졌다 생각하는) 그 조각 하나가 그에겐 전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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