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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이나 미에빌의 <바스라그 연대기 1부>를 다 읽었다.
2.
일전에도 말했다시피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같은 영화가 연상되는 분위기의 판타지소설이다.
간략한 줄거리는 도시국가를 위협하는 나방괴물에 맞서 싸우는 괴짜과학자, 지하언론인, 그리고 추방된 조인족전사의 모험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3.
1,000페이지 가량의 분량에 걸맞게 주인공 그룹이 메인빌런인 나방괴물를 무찌르려는 가운데,
배경인 도시국가를 지배하고 있는 정부, 정부와 결탁한 마약조직, 차원을 넘나드는 거대거미, 그리고 막 스스로를 인식하기 시작한 인공지능과
합종연횡하는 복잡다단한 스토리로 발전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서사의 진행은 꽤나 단선적이다.
4.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은 묘사다.
영국작가라서 디킨스를 의식했나 싶을 정도로 정교하고 치밀한 묘사들이 이어지는데
그로 인하여 소설세계의 핍진성을 이룩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액션씬의 묘사가 나름 텍스트로는 획득하기 힘든 높은 수준의 박진감을 준 것은 사실이나
(보통 액션씬에서 등장인물들의 동작과 그로 인한 효과를 자세하게 묘사할수록, 액션씬이 응당 가져야 할 박진감이 떨어지고,
그래서 박진감을 위해 단문으로 급박하게 서술하면, 이게 소설인지 라노벨인지, 그래서 도대체 지금 무슨 상황인건지 알 수 없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텍스트로 액션씬을 표현하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디킨스의 <두도시이야기>에서 프랑스 혁명의 묘사가 근대적인 소설이 텍스트로 줄 수 있는 가장 박진감있고도 아름다운 묘사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내가 읽어보지 않은 책들이 더 많긴 하지만 말이다.)
클라이막스로 들어가지 직전에 클라이막스의 무대를 세팅하기 위한 묘사를 30페이지가 넘게 진행하는 등
(물론 이는 작가의 의도이기는 하겠지만)
전체 서사의 긴박감을 형성함에 있어서는 작가의 묘사의 집착이 어느정도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5.
또한, 작가는 톨킨의 판타지를 단지 아이들의 동화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위안을 주는 판타지라니,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소리다.
독자가 위안을 받아서는 안 된다거나, 작품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책의 목적이 본질적으로 위안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도전하거나 전복시키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이는 안정지향적이며, 미학적으로 완전히 경직된 사고방식이다.
난 그런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판타지는 위안을 거부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판타지의 미학을 위안에 저항하는데 사용한 초현실주의야말로 최고의 판타지다.
라는 견해를 밝혔는데
그에 비해 결말은 물론 3부작으로 예정된 시리즈의 1부의 결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의도한 씁쓸한 결말 역시 <다크나이트> 같은 안티히어로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말에 지나지 않았다는 면에서
아니 오히려 그런 결말임을 감추기 위한 작중인물들의 입을 통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질질 끌었다는 면에서
못내 아쉬운 감이 있다.
6.
뭐 아쉬운 점을 구구절절 말하긴 했는데
그래도 충분히 빠져들며서 읽을 수 있는 기괴한 세계로의 여행이었다.
아직 국내에는 2부까지만 번역되어 있던데 완결나면 2부부터 다시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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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판타지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볼만은 했음 막 우와 ㅆㅂ 쩐다 뭐 이 수준은 아니었고
호 그래도 꽤 흥미는 있어 보이네 - dc App
일단 그리고 있는 세계 자체가 흔치않은 세계이긴 하니까 그게 취향에 맞으면 그럭저럭 재밌게 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