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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막 덮은 지금 기분이 잘 정리가 안된다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읽은 건가 싶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이 친구 작가 설명만 봐도
밑도 끝도 없는 딥다크한 결말이 나올 것은 뻔했지만
막상 이런 결말이 나니까 ㅋㅋ

책을 읽고 난 후 궁금한 것이 하나 있음
여주인공 나오미는 15살 주인공 조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조지에게 빨대를 꽂고 음탕한 삶을 살 설계를 한 것인가
아니면 조지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한 행동이
나오미를 타락으로 이끈 것인가

책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나오미의 정확한 심경은 모르지만
나는 아무래도 후자가 아닌가 싶다
나오미와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신혼 시기에는 나오미의 천진난만함이 느껴지거든
조지도 후반에 그 때의 나오미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독백할 정도니까..

그래도 이게 확실하다 말할 수 없는 건
하마다가 말한 '나오미와 금태양 구마타니와의 관계는 니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운운한 거 보면
오모리의 '동화의 집'에 온 것 자체가 주인공이 말한 것 처럼 '매음굴'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이 친구 얘기를 좀 하면
밑도 끝도 없이 딥다크한 이 책에서 그래도 희망적인 존재가 하마다라고 생각해
이게 주인공인 조지와 대비가 되는 것 같아

똑같이 요녀 나오미에게 낚인 것은 맞지만
하마다는 '젊었을 때 이런 경험을 해서 다행이다. 첫사랑을 경험하게 해 준 것에 대해서도 고맙다.'이러고 딱 털고 나오잖아
나오미를 끊으려 했는데도 끊지 못하고
결국 무지성으로 나오미의 모든것을 수용해버린 '치인' 조지와는 확실히 대비가 되지

제목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어
이 책의 제목이 '치인의 사랑'이잖아 원어로는 の愛이고
자가 처음 보는 한자이고 치인이라는 말도 처음 들으니까
나 나름대로 치인이 변태같은 사람이라는 뜻인가보다 하고 책을 읽었거든
왜 痴漢이라는 말이 있잖아
게다가 초반 내용도 나오미에 대한 패티시즘적인 이야기가 많고

책을 다 읽고 일본어사전 검색 해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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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오더라고
이 뜻을 알게 되니까 모든 게 이해가 되더라
아 이 책은 '군자'라고 불릴 정도로 착실한 한명의 남성이
자기의 은밀한 욕망 때문에 치인으로 타락하는 과정을 그린 거구나
다니자키 준이치로하면 탐미주의 이러니까
그냥 패티시즘적인 묘사가 아름다운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거든

이 책을 통해서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해
책 마지막 문단에 대놓고 나와 있거든

'이걸로 우리 부부의 기록은 끝입니다. 읽고 나서 별 미친놈이라고 생각되는 분은 웃어 주세요. 교훈이 된다고 생각되는 분은 타산지석으로 삼아 주세요. 저는 나오미에게 빠져 있으니까 어떻게 생각하시든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오랜만에 생각할 틈도 없이 빨려들어가듯이 읽은 책이었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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