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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4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책에서 파생되어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등의 소설이 더 나오기도 했다. 책 제목과 같은 이름의 수수께끼의 자비 출판물의 행방을 쫓는 내용으로 연결되지만, 각각의 편이 독립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이 중 개인적으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 이 3부이다. 이 제목은 작중 중심 인물인 시노다 미사오가, 자신이 죽으면 무엇으로 환생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언급한 세 가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가노 현의 한 소도시에서, 하야시 쇼코와 시노다 미사오라는 여고생이 공원 아래에 떨어져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두 사람 모두 어여쁜 소녀로 이들의 죽음은 주변 인물에게 큰 충격을 주었지만, 사건 자체는 단순히 불행한 사고사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니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이들의 죽음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 중 작중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이 미사오의 옛 연인이었던 케이스케와, 미사오의 소꿉친구 겸 과외선생이었던 나오코이다.
케이스케는 하야시 쇼코가 미사오를 죽였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 이유는 쇼코와 이미 예전에 사귄 경험을 통해 그녀의 집요하고도 오싹한 집착과 어여쁜 외모와는 전혀 다른 히스테릭한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오코는 죽기 직전 미사오가 보낸 수기를 우편으로 받는다. 그 수기의 제목이 바로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이다. 나오코는 미사오의 죽음이 어렴풋이 자살이 아니었을까 의심한다.
일단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던 사실은, 쇼코와 미사오가 이복자매라는 사실이었다. 나오코는 수기를 통해, 케이스케는 미사오를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쇼코와 미사오 두 사람은 미사오가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 뒤, 쇼코를 만나러 간 이래로 친해져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이가 험악해져 있었다. 쇼코는 미사오에게 험한 말로 협박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협박 전화를 집요하게 걸기도 했다고 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오코와 케이스케는 여러 자료와 일화를 종합한 끝에, 두 자매가 공통의 아버지를 만나러 니가타로 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여행의 궤적을 쫓아 니가타로 향한다.
그리고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그녀들의 아버지가 끔찍한 연쇄살인마라는 점이었다. 여러 사람을 아무 죄책감 없이 죽이고, 스스로 자살한 살인마. 그러한 인물을 아버지로 두었다는 사실에 두 자매는 충격을 받았고, 쇼코는 그러한 사실을 알려준 미사오에게 그때까지의 애정이 변한 강렬한 증오를 느낀 것이다.
그리하여 쇼코는 미사오를 공원 난간으로 불러내었고, 미사오는 쇼코의 살의를 알면서도 부름에 응했다. 사실상 자살에 해당된 죽음이었던 것. 그러나 마지막에 떨어진 미사오를 쇼코는 왜인지 구하려 했고, 그러다가 둘 다 같이 떨어진 것이었다.
모든 진상을 알게 된 미사오의 어머니는 울부짖었다. 사실 미사오는 그 남자의 아이가 아니었다고, 자기가 옛 남편의 바람기에 못 이겨, 어디의 누구인지도 모르는 남자와의 사이에 만든 아이였다고 말이다. 이러한 진상이 상당히 찝찝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나오코는 언젠가 미사오로부터 들은 얘기와 같이, 이것을 소설로 쓰겠다고 다짐하며 마무리된다.
상당히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얽히고 섥힌 인간 관계가 백미였고, 심리 묘사도 좋았다. 죽음의 과정을 추적해나가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아주 고급은 아니지만 잘 짜여져 있었고, 뒤틀린 자매 관계와 애증의 묘사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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