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거세되어 냄새가 없는 시집이다
냄새가 없어 불쾌하지 않은 시집이다

시를 읽는다는 건 뭘까
낮에 박성준의 몰아 쓴 일기를 세시간에 걸쳐 읽었다
꼼꼼히도 읽고 대충도 보면서 제목과 내용의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언뜻 보면 난해해 해독을 요하는 문장들이 시인의 언어의 경계에 대한 탐색과 세계의 견고함에 대한 망치질이라면 기꺼이 그 여정에 동참할 마음이 있다
이건 생판 모르는 시인에 대한 어떤 믿음에서 비롯한다
그 믿음은 한국현대시라는 느슨한 연결고리 안에서 저마다 언어의 한계를 시험하며 분투하는 시인 개개인에 대한 응원의 마음에서 온다

박준의 시집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거대한 뒷통수다
시집의 킬포는 부록의 발문에서 신형철이 많이 팔린 시인은 이유 없이 낮춰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쉴드를 치는 부분이다

박준의 시집은 낮춰 보면 공익광고고 잘 쳐주면 인간극장이다
믿을 수 없다
문지 특유의 디자인을 따라서 거리낌 없이 시집을 고르던 손목을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