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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서사 구조를 지닌 작품은 아니지만, 억지로 끄집어내자면 결국 <플로베르의 앵무새>는 플로베르라는 작가를 흠모해서 그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싶어하는 은퇴한 의사의 이야기... 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 소설이 나의 관심을 끈 이유는 내가 책 속의 주인공과 달리 작가라는 '사람', 다시 말해 텍스트 바깥에 철저하게 무관심한 독자이기 때문임
본문을 인용하자면 나는 작가의 동상을 세우거나, 기념관을 짓고 그의 유품(요즘으로 치면 굿즈)을 사고 파는 등 이른바 '덕질'에 대해 크고 작은 경멸을 갖고 있는 사람인데
<플로베르의 앵무새>는 삶이 문학이 되고 문학이 삶이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전통적인 '문학'의 경계를 확장하고 나같은 일종의 텍스트 순수주의자들에게 멋진 반격을 가하는 작품이었음
예를 들어 플로베르의 사생활(특히 연애와 성)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올 때, 그 내용의 진위와 관계없이 내가 그 '썰'들을 (플로베르의)작품들만큼이나 즐겼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는 면이나
텍스트의 층위에서는 거짓(오류)이지만, 현실의 층위에서는 진실이 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 '보바리의 눈' 챕터가 특히 인상적이었음
본문 속에 인용되는 플로베르의 저서들을 아직 다 보진 못했는데 읽고 나니 안 본 플로베르의 소설들이 급격히 마려워지는... 지독한 유머들로 웃게 만들면서 동시에 지적으로 전율을 일으키는 놀라운 작품이었음
플로베르는 진짜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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