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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인의 시선집을 읽었다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읽고 서울의 퀘이커 모임을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일요일의 조용한 정오의 언덕에 빛이 번지는 큰 창문 앞에 노인부터 청년까지 열명은 안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팔뚝에 문신을 한 철부지였고 이어진 한시간의 침묵에 발이 저렸다

예배가 끝나 밥을 먹고 다음에 또 보자는 약속을 하고 버스를 타고 돌아와 낮잠을 실컷 잤다

저녁에는 애인을 만났고


어떤 시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

김종삼 시인의 시집을 읽고 문득 몇년 전의 퀘이커 모임에서 쏟아지던 햇빛이 떠올랐다

침묵하는 동안 창밖의 나무를 나무에 쏟아지는 햇빛을 실컷 바라봤다

김종삼의 시는 그 햇빛을 닮았다

침묵속에 매일 죽었다가 새로 살아나는 햇빛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