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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듬의 시는 친절하다
그의 시를 보면 일기 혹은 잡념처럼 시인의 일상적인 생활상이 나오고 그게 시적인 상황으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가 있다
보통 난해한 시들은 앞부분이 생략되어서 그 관찰을, 어디서 시인의 사유가 연유했나를 좇는 건 온전히 독자의 몫인데 김이듬의 시는 그 과정을 대놓고 드러낸다
있어 보이기 위해서는 일상성을 감추는 편이 나을텐데 그런 게 없다


김이듬 시의 테마는 여성성이나 사는 것에 대한 좆같음, 실존의 고통, 고독 처럼 뻔한 것인데 그의 시가 특별한 것은 한결같은 삐딱함에 있다
사람은 누구나 중2병 같은 시기를 겪는다
겪는다고 한건 그 시기는 곧 지나가기 때문이다
존재의 불안은 물신적인 것들 혹은 시스템에의 편입 등으로 목표가 생기면 잊혀진다
혹은 잊은 것처럼 합리화를 한다

김이듬은 삐딱함을 쉽게 해소하지 않는다
어떤 완결된 테마로 조직하거나 이념으로 승화시키지 않는다
시인의 생에 대한 불안과 고통은 한결 같이 신체에 머물러 있다
나는 생리를 한 적이 없지만 코에 자궁조직이 있어 때가 되면 코피를 흘리는 친구는 안다
길에서 코피가 터지고 주변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구급차를 부르는데 그게 생리라면 참 좆같을 것 같다
그 좆같음은 어떤 모성이나 우주의 원리 같은 것들로 승화될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느 날 늙어버린 얼굴을 바라보는 거울의 명확한 시선처럼 존재의 불완전함과 그로 인한 낯선 내 몸에 대한 당황스러움은 죽을 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생리하는 상마초가 떠오른다
김혜순과 비슷한데 김이듬이 더 세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