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ㅇ
장소와 시간이 달라도 사람들이 있는 곳은
다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돈 있으면 남들보다 좋은 거 입고 먹고 배우자가 바람나면
빡치고 악인이 있으면 선인도 있고 ..
성리학이라는 강력한 이념이 조선 사람들을 통제했지만
그 이념을 벗겨보면 다른 생각 구조를 가진 사람이 아닌
인류 보편적인 본능과 감정을 가진 사람들일 뿐인 것이다.
이념은 그릇된 욕망을 통제하기도하지만
이념을 맹목적으로 따르면 욕망 자체를
억누르는 악습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문명의 발전을 과학적인 면만으로 바라보았었는데
수 많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욕망이 한데 모인 곳을
어떻게 잘 다루느냐가 문명 발전의 척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념은 법보다 강력한 통제수단이다.
법은 외부에서 행동을 강제하는데
이념은 스스로 행동을 규제하게 한다.
그러나 법을 지키지 않는 범죄자들이 어느 사회에나 있듯이
사회의 시대적 이념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사람들은 꼭 있다.
시대 이념을 거부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법보다 강력한 통제수단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조선시대는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았고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주입시켰다.
긍정적인 면도 있을테고 당연히 부정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책에 나오는 다양한 조선시대 생활방식은
현시대에는 볼 수 없어서 신기했지만
이념에 휘둘려 이리저리 방황하고 욕망하는 인간상은
현시대에도 쉽게 볼 수 있어 그런 면에서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
이방인이 바라보는 조선의 모습에 대한 챕터에서
프랑스 군인이자 화가였던 인물 장 앙 쥐베르는
1873년에 <르 투르 뒤몽드>라는 잡지에 <쥐베르의 조선 원정기>라는
글을 발표했는데 이런 글이었다.
'...중략...이곳(조선)에서 우리가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감탄하며
볼 수 밖에 없는 사실은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 해도 어디든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
++
독일의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가 쓴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라는
책은 선교사로서 1911년 2월 17일부터 ~6월 24일 129일간 직접 여행한 기록인데
너무 좋아서 책에 나온 발췌글을 전부 타이핑해봅니다.
[한국인은 꿈꾸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연을 꿈꾸듯 응시하며 몇 시간이고 홀로
앉아 있을 수 있다. 산마루에 진달래꽃 불타는 봄이면, 그들은 지칠 줄
모르고 진달래꽃을 응시할 줄 안다. 잘 자란 어린모가, 연둣빛 고운 비단 천을
펼친 듯 물 위로 고개를 살랑인다. 색이 나날이 짙어졌다. 한국인은 먼 산 엷은
푸른빛에 눈길을 멈추고 차마 딴 데로 돌리지 못한다. 그들이 길가에 핀 꽃을
주시하면 꽃과 하나가 된다. 한국인은 이 모든 것 앞에서 다만 고요할 뿐이다.
그들은 꽃을 꺾지 않는다. 차라리 내일 다시 자연에 들어 그 모든 것을 보고
또 볼 지언정, 나뭇가지 꺾어 어두운 방 안에 꽂아 두는 법이 없다. 그들이
마음 깊이 담아 집으로 가져오는 것은 자연에서 추상해낸 순수하고 청명한
색깔이다. 그들은 자연을 관찰하여 얻은 색상을 그대로 활용한다. 무늬를 그려
넣지 않고, 자연의 색감을 그대로 살린 옷을 아이들에게 입힌다. 따라서 이 소박한
색조의 민무늬 옷들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원숙하고 예술적이다.]
이 책 읽고 싶은데 절판이고 구글링해도 안나오네요..
구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