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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야근에 지쳐 퇴근한 화자가 집에 들어와 쉬려 하였을 때, 머릿속에 이상한 메시지가 재생됨.

'이대로 방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우체통을 보러 가야만 한다.'

하지만 귀찮아진 화자는 그냥 방으로 향함. 언제나처럼 세수를 하던 화자가 오른쪽 눈에 무언가 감촉을 느끼고 확인하려 하자 다시 목소리가 들림

'눈 속을 확인하려 들지 마라. 왜냐면 거울을 보려고 고개를 들면 코 속에 물이 들어가, 재채기를 하기 때문이다.'

역시 무시하고 고개를 들자 물이 들어가 재채기를 하게 되고, 티슈로 코를 닦은 화자는 화장실 쓰레기통에 티슈를 버리려 하나 그 쓰레기통은 가득 차 있었음. 다시 목소리가 들림

'밀어넣어 버려야만 한다. 왜냐면 여기서 버리지 않으면, 그 티슈를 방의 쓰레기통에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뭐? 역시 무시하고 방으로 온 주인공. 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버려야만 한다. 그대로 침대에 누워서는 안 된다. 쓰레기통은 침대로부터라면 방 반대쪽에 있어서, 멀어서 버리기가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의미 불명이 되는 메시지. 그래서 뭐가? 역시 무시. 그런데 티슈를 침대에 그대로 가져온 게 아무래도 걸려서 다시 버리려 드는 화자. 그때 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대로 자야만 한다. 받침대에 놓아둔 티슈는 그대로 놓아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시 의미불명의 메시지. 화자는 티슈 덩어리를 쓰레기통에 버리려다가, 귀찮아져서 직접 가기보다 쓰레기통에 던져 골인시키려고 한다. 그때 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던져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던져도 들어가지 않는다. 티슈는 오른쪽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회수하여 쓰레기통에 다시 넣기 위해 테이블 오른쪽을 지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무시하고 던진다. 묘하게 오른쪽으로 빗나간다. 다시 주워 넣으러 가는 화자. 그때 목소리가 또 들린다.

'오른손으로 주워서는 안 된다. 테이블에서 펜이 떨어진다.'

역시 의미 불명. 무시하고 줍는 화자. 옷자락이 테이블에 걸리는 듯해, 그걸 피하려다 허리가 테이블에 부딪히고, 그 탓에 펜이 떨어진다. 그걸 주으려 하는 화자. 그때 목소리가 들린다.

'펜을 줍지 마!'

그러나 역시 펜을 주으려 허리를 굽힌 화자. 그러나 그때서야 그 의미를 깨닫고 만다.

침대 밑에 칼을 든 남자가 화자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기어나와, 화자를 쓰러뜨리고 몇 차례나 칼을 찔러댄다. 즉, 화자가 외출한 사이 몰래 집에 침입했던 이 남자는, 화자가 돌아오자 당황한 나머지 침대 밑에 숨어 탈출 기회를 엿보았던 것이다.

만약 우체통을 보러 나갔다면, 그 사이에 이 남자는 집을 뛰쳐나가 탈출해버렸을 것이다. 만약 눈을 확인하지 않아 재채기를 하지 않았다면, 티슈를 쓸 일도 없었을 것이다. 티슈를 화장실 쓰레기통에 밀어넣었다면, 티슈를 방으로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다. 티슈를 버리고 누웠다면, 티슈를 침대에 놓아두지 않았을 것이다. 침대에 놓아둔 채 잠들어버렸다면, 티슈를 던질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티슈를 던지지 않았다면, 테이블에 부딪혀 펜이 떨어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 펜만 줍지 않았다면, 남자와 눈이 마주칠 일도 없었을 것이고,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의미없던 메시지가 하나같이 의미 깊은 경고였다니. 죽어가는 '나'는 그제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이 우연에 우연이 겹친 결과를 어떻게 되돌릴 수는 없을까 후회한다. 그렇다. 죽은 나는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첫 장면으로 다시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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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작가가 본업인 것 답게 단편 안에서 나름 짜임새가 굉장했다. 그런데 호러 소설이라기엔 좀 연출이 약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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