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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소설은 우리의 내면에 서로 적대적이고 상반된 온갖 감정들을 야기합니다. 삶은 삶이 아닌 어떤 것과 갈등을 일으키지요. 그러므로 소설에 대한 어떤 합의에 이르기가 어렵고, 우리의 개인적인 편견이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당신 -주인공 존 - 이 살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될테니까요. 그러나 다른 한편, 슬프게도 존, 당신이 죽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 책의 형체가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삶은 삶이 아닌 어떤 것과 갈등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그것이 부분적으로는 삶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삶으로 판단합니다.


(중략)


어떤 유명한 소설이라도 되새겨 볼 때 명백하게 드러나는 바, 소설의 전체 구조는 지극히 다양한판단과 지극히 다양한 감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한히 복잡한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구성된 책이 일이 년 이상 존속한다는 것과, 그 책이 영국인 독자에게 의미하는 바와 러시아인이나 중국인 독자들에게 주는 의미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때로 그 책들은 아주 탁월하게 생명을 유지해 나갑니다. 이와 같이 희귀하게 생존하는 경우 (나는 전쟁과 평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지탱하는 것은 소위 성실성(integrity)이라는 것입니다.


(중략)


소설가에게 있어서 성실성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은 작가가 독자에게 부여하는, 이것이 진실이라는 확신입니다. 그래, 나는 이 일이 그리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나는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이렇고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 당신이 나를 확신시켰지 하고 독자는 느낍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모든 구절, 모든 장면을 빛에 비춰봅니다. 자연은 아주 기묘하게도 소설과의 성실성이나 불성실을 판단할 수 있는 내면의 빛을 우리에게 부여한 듯하니까요. 어쩌면 더없이 변덕스러운 기분에 사로잡혀서 자연은 인간 마음의 벽 위에 보이지 않는 잉크로 위대한 예술가들만이 확증해 줄 수 있는 어떤 예감을 그려놓았고, 그것은 오직 천재의 불길이 닿아야 눈에 보이는 스케치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빛에 노출되어 생명을 얻는 것을 볼 때 우리는 황홀해서 소리치지요. 하지만 이것이랴말로 내가 항상 느껴왔고 알아왔고 바랐던 것이다! 하고 말입니다. ...


버지니아 울프의 말로 갈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