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중 하나가 자기 사는 지역에서 전해지는 설화나 전설, 이야기들 조사하는 건데


고향은 아니지만 지금 사는 지역 할매들 할배들 찾아다니며 자료 조사들 하는데


별 희한한 썰들만 모으고 있음 ㅋㅋㅋ


진짜 조상님들 인자한 이미지는 다 헛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내가 사는 곳이 지금도 양아치들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옛날엔 더 판타스틱했다고 함


아무튼 지금까지 모은 썰 몇 개 풀자면


예전에 다리 없을 때 나루터에서 처녀 아줌마 할 것 없이 배삯 대신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함


이 동네가 원래 음기가 세서 여자들이 거리낄 게 없었다나?


처음엔 ㄹㅇ 몸 파는 여자 몇몇만 그렇게 강을 건너다가 나중엔 동네 여자들 전체가 당연하다는 듯이 뱃사공하고 동침했다고 함


그리고 지역끼리 분쟁이 나면 지금처럼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하는 게 아니라


동네 장정들이나 주먹패들끼리 치고박고 싸웠다고 함


이거 말해준 할배 왈이 원래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면서 이 썰을 알려줌


한 가지 웃기는 사실은 십여 년 이상 범죄 없는 마을이라고 비석까지 마을 입구에 세워둔 곳들이 그랬다는 거임


내가 이것 때문에 하나 알게 된 게, 범죄 없는 마을은 정말로 범죄 없는 마을인 게 아니라 경찰에 신고 안 하고 자기들끼리 치고박고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마을이란 거임.


그리고 이건 다른 썰들 주워 듣다가 우연히 알게 된 거지만


지금은 없어진 골목 구역에 집창촌도 하나 있었는데

 

거의가 10대 어린 여자애들이 많았었다고 함


한 6~70년대쯤 일로 추정되는데 이 썰 풀어주던 할배 왈이 거기서 스무살은 완전 아줌마였었다고 함


이건 좀 심각한 얘기 같아서 걔네 다 인신매매로 잡혀 있던 애들 아니냐니까


표정이 일그러지시더니 뭘 잡혀 있냐면서 다 한 동네 살던 애들이었다고 함


XX리에 살던 누구는 작년에 서울 갔고, 무슨무슨 골에 살던 애는 지금 누구랑 결혼해서 어디서 살고, 누구누구는 자기랑 만났었는데 지금은 뭐 하며 살고...


깜박하고 그 여자분들 학교는 어떻게 다녔냐고 묻지는 않았는데 어릴 때부터 모여서 거기서 일한 거 보면... 뭐 대강 알만했음


아마 위에 말한 나루터에서 몸 대주던 여자들 딸내미들 손녀들이 저랬을 것 같더라고.


이 외에도 그나마 건전한 구전이 몇 개 더 찾기는 했는데


이건 좀 유명할 수도 있어서 괜히 신상까지 털릴까봐 넘어가겠음



처음에는 무슨 수백여 년 지난 케케묵은 설화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주로 20세기 초중반으로 추정되는 이야기들이 많았음


그리고 얘기들 참고해 준 분들도 자기들 세대 이전부터 전해져 오는 얘기들보다는 자신들도 어느 정도 경험하거나 접했던 얘기들을 위주로 해주신 것 같음


사실 그 이전 자료들은 따로 오래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오래된 책 같은 걸 찾아가며 조사해야 할 것 같더라고


아무튼...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발표해야 할지 심히 난감함


건전한 썰들은 인터넷으로도 찾을 수 있는 수준이라서 솔직히 발표하기에는 부족해 보이고


그나마 찾았다는 것들은 괜히 나 사는 동네 욕 먹이는 부끄러운 기억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전해져 오는 구전이랄 것도 없지만


느낀점이 하나 있다면 이 동네는 그나마 사람 사는 곳이 됐구나 싶을 정도로 험악했던 것 같음;;


다른 동네들도 못 먹고 못 사는 흙수저 동네들은 원래 무서웠다는데 여긴 그 이상이었던 것 같음


예전에 알바할 때 직장 선배 한분이 여기에선 절대 결혼해서 터 잡지 말고 대도시로 나와 살라고 충고 들은 적 있는데


그땐 몰랐지만 왜 그런지 알 것 같았음


괜히 내가 과제 조사한답시고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


확실한 건 사람 사는 동네라고 다 같은 건 아니었던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