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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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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저의 산책자를 읽었다

한겨레출판에서 배수아역으로 나온 발저의 단편 모음집이다

도서관에서 예술 관련 서적을 뒤적이다 벤야민이 발저에 대해 쓴 걸 봤고 검색해보니 책이 있어 빌렸다


가장 최근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작년 겨울에 본 페소아의 불안의 책이었고, 그 책을 두 번인가 읽은 후로

당분간은 좋은 책을 찾기 힘들거란 생각을 했는데 일년도 안돼서 발저를 발견한 건 행운이다

마침 역자도 배수아로 같아서 신기하다


소리내서 웃은 장면들이 여러군데 있다

그의 단편들은 산문보다는 시에 가깝다

김이듬의 시를 좋아하는데 100년 전 스위스인의 글에서 비슷한 정서를 느끼는게 신기하다


산책자, 라는 표제처럼 산책을 하며 본 것들, 공상한 것들로 이루어진 짤막한 단편들에서 

그의 표현을 빌리면 <참으로 멋지게 그리고 보기 좋게 옆으로 비껴나 있는> 산책하는 사람의 익살스러운 사유를 발견할 수 있다

좋은 작품 대부분이 그러하듯 그의 글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어디까지가 관찰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가늠할 수 없다

이야기는 무엇인가를 기대하게 하다가 갑자기 끝나 버린다

미드 오피스에서 볼 수 있는 시니컬한 유머 코드들이 곳곳에 있어서 웃긴다

어떤 중간계급, 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동자도 아닌, 의 삶을 볼 수 있는데, 발저는 그런 자신의 상황을 더 속물처럼 보이게 하거나 아예 상관없다는 듯 뻔뻔하게 굴거나 해서 상황을 희화화한다

카프카가 발저의 애독자였다는데 카프카를 먼저 읽은 나는 카프카 소설에서 느꼈던 엉뚱함을 발저의 글에서 발견한다

발저의 글이 더 유쾌하다


최근에 한국현대시에 꽂혀서 많은 시집을 읽는 와중에 읽게 된 발저의 단편은 한국 시집 시리즈 사이에 끼어 있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작가의 태도가 현대인 같다

좋은 작가를 발견해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