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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임
1. 장외인간
중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나는 미래의 작가를 꿈꾸는 눈깔이 초롱초롱한 병신이었다.
그러나 학교 도서관에서 이외수 선생의 장외인간을 빌리게 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한줄요약: 달이 사라졌는데 나 빼고 다 기억 못함 ㅅㄱ
달이 사라졌다는 진부한 설정, 달과 함께 사라진 연인, 순수함이 사라진 우리 시대를 의미하는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대체로 알 만한 말들이었다.
사실 거기에 문제가 있었다. 너무 뻔함.
오로지 정신병원에 갇힌 병자들만 달을 기억하고 있는 대목에선 어린 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던지는 메세지도 ,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도 맘에 들지 않았다.
길기만 하고 공감 안 되는 소설로 기억되는데,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어보면 어떻게 보일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진짜 별로였다.
아, 이런 거 쓰는 게 작가라면 별볼일 없겠구나 하고 어릴 적 꿈을 가볍게 내려놓을 정도로.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초등학생이 커플한테 돈 주면서 지금부터 서로 섹스하라고 하는 장면이다.
2. 1Q84
허세를 부리는 남자가 있다. 허세.
역시 중학교 때 읽은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하루키 소설을 처음 접한 건 6학년 때 교회 어린이방 책장에 꽃혀 있던 '신들의 아이는 모두 춤춘다'였다. 시발 왜 그게 거기 있었지.
아무튼 하루키 소설의 전개 방식은 대충 이해할 수 있는 터였다. 그럼에도 1Q84를 처음 본 내 인상이 어땠냐면 이세계물 처음 본 듯한 그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줄거리: 고속도로에서 뛰어내렸는데 달이 두 개임
장외인간은 달을 없애고 1Q84는 달이 두 개다라. 흠...
아무튼 술술 잘 읽히긴 한다. 글빨은 역시 하루키다.
뭐 하도 유명한 소설이니 이거 안 읽은 양반들 없을 거라고 가정하고 말하자면,
이 소설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앞으로는 예전과 같은 시대로는 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는 아동성폭력, 강력범죄 사이비종교의 테러 등 비상식적인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것은 두 개의 달이 뜬 세계로 옮겨온 것처럼 비현실적이지만, 그래도 서로와의 소통과 사랑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 같기도 한데
일단 아무래도 그때 좆같이 읽었으므로 지금도 좆같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리틀 피플이니 공기 번데기였나 뭐시기는 지금도 뭔소린지 모르겠더라.
아무튼 지금의 관점으로는 몰라도 중학생 관점에선 용서할 수 없는 소설이었다.
이후 나는 고등학생 때 친구 추천으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기 전까지 하루키를 읽지 않았다.
남자가 미친놈이다. 무슨 놈의 섹스를 그렇게 많이 하는지 모르겠다. 미시랑도 하고 고등학생이랑도 하고 어린 시절 친구랑도 한다. 내가 이거 빌려가니까 도서부 눈나들이 야설 빌려간다면서 경멸의 눈으로 쳐다보던 게 눈에 선하다.
3. 태백산맥
글을 쓰면서 생각한 건데, 앞에 두 권의 책은 군대에서 뺑이 치고 있는 지금 다시 읽으면 새로운 느낌으로 와닿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태백산맥은 아니다.
태백산맥은 '진짜'다.
중3 때 일이었다. 돌이켜 보니 사상이 몹시 의심스러운 어떤 친구가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 줬다.
마침 개포동 서적백화점에 들렀는데 2만원에 손바닥만 한 크기의 미니북으로 팔고 있더라. 지갑에는 현금 2만원이 있었고 그걸로 책값을 치뤘는데 나는 아직도 그날의 일을 후회한다.
나는 10권을 전부 읽진 않았다. 딱 4권까지 읽었는데 1권은 나름 재밌다. 빨치산과 경찰의 대결, 같은 지역에서 서로 대립하는 두 세력, 근데 2권부터 진ㅁ자 이상해지는데 이때부턴가 지주라는 나쁜애들이 나온다. 문제는 얘네들이 파워퍼프걸 모조모조보다도 질 떨어지는 악당이라는 거다.
그리고 빨치산은 늘 의롭고 착하고 주변에 꼬이는 여자도 많다. 여기부터 책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고 평가하자고 생각해서 4권까지 읽었으나 이러한 증상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인터넷을 통해 4권까지가 그나마 평이 좋은 구간이고 이후로는 대놓고 작가가 빨간 물 드러낸다는 진실을 알고 기겁하고 창고에 봉인해 놨다.
사상도 사상이지만 100년도 안 된 역사를 가지고 홍길동전같은 천편일률적인 소설을 써제낀 작가도 이햐가 안 되며 이거 추천한 친구새끼도 차마 용서가 아니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명작을 읽으면 다시 작가를 하고 싶어질 걸요
개포동 서적백화점추 ㅋㅋㅋ - dc App
거기 옛날에 떡꼬치랑 떡볶이 있었는데 요즘도 있냐? - dc App
독붕이, 중딩때 개포동 살았는데, 개포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심심하면 서점갔음ㅋㅋㅋ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