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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는 1, 2부로 나누어져있고, 1부에서는 크게 세 가지 상황이 묘사됨.


1. 악마 볼란드와 그의 수행원 코로비요프, 베헤모스, 아자젤로(와! 헬테이커!)가 모스크바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을 농락함.

2. '거장'이라 자칭하는 사나이가 준주인공인 '이반 베즈돔니'에게 나타나 자신이 쓴 소설을 이야기함.

3. 고대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예수의 처형


안읽어본 사람은 3번이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불가코프 아조씨가 멋있게 모스크바 이야기와 엮어내니 기대하면 좋을 듯.


어쨌든 1부에서는 1번 상황의 비중이 80퍼센트 정도 됨. 볼란드 일행이 50호 아파트, 바리에테 극장, 그리보도예프에서 오만하고 속물적인 인간들(ex. 사라진 조카의 재산을 노리는 삼촌, 공짜에 눈 먼 부인들 등등)을 농락하면서 모스크바 일대가 혼란에 빠지는데, 읽다보면 그들이 전혀 밉지 않음, 전혀. 오히려 그 일행이 어벤져스의 안티 히어로 버전 같달까. 볼란드 일행이 루스끼 수전노들 참교육 해주는 모습 보다보면, 불가코프가 자신이 살아가던 시대에 얼마나 지쳐있었는지 엿볼 수 있음.


뭐..1부는 그렇게 빌드업만 해서 끝난다면 2부부터 '거장'과 '마르가리타'가 본격 등장함. 이 둘은 연인인데, '마르가리타'는 소설가인 '거장'의 동반자이자 조력자임. 중후반부에 마르가리타와 볼란드 일행이 만나서 마르가리타에게 하나의 부탁을 하는데, 그녀를 볼란드 일행이 초대하는 과정과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과정은 '거장'의 평안을 위해 과업을 수행하는 순교자 같은 이미지라고 하면 좋을 듯.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마르가리타가 아자젤로의 크림을 바르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진짜 환상 그 자체였음. 이 장면을 위해서라도 일독을 권유하는 수준이랄까.


이후의 이야기는 스포라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앞서 불가코프가 깔아놨던 모든 고대와 현대의 떡밥이 후반부에 만나고 풀리면서 불가코프가 소망하던 것, 그리워하던 것이 무엇인지 독자는 비로소 깨닫게 됨. 그리고 책 페이지에 눈물 한 방울 콕 찍으면 된다.


종종 독갤에 독서(혹은 문학) 무용론에 관한 논쟁(혹은 어그로)이 벌어지곤 하는데, 이 소설은 무용론 찬성 측을 향한 반례가 아닐까 싶음. 실제로 불가코프는 스탈린 시대 러시아를 살아가면서 순수 문학성으로 스탈린의 총애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출간, 상연 금지를 당하고 말년에는 병으로 사망했는데, 그런 처절한 상황 속에서도 문학이 불멸하리라 끝까지 믿었을까? 그가 좌절했든, 희망을 버리지 않았든 거의 한 세기 지나 우리 손에 들려, 읽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만하다 생각함.


그러면 작품 속 '볼란드'와 '거장'이 나누는 대화를 확인해보며 감상을 마침.




"정말입니까? 이거 충격적이군요! 다른 주제는 찾아낼 수 없었습니까? 한번 읽어 보게 해 주십시오." 그는 손바닥을 위로 해서 손을 내밀었다.


"유감스럽지만 그건 안 됩니다. 난로 속에 던져 태워 버렸거든요." 거장이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믿을 수 없군요."


볼란드가 대답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원고는 불타지 않아요."








ps. 베헤모스 귀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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