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계몽주의 소설을 쓰고 싶었나?
---> 그러면 왜 굳이 캐릭터들의 어설픔을 부각했을까?
첫 장면부터 자기 딸 할리갈리 벨로 호출하는 장로, 처녀망상한 거 껴안으려다 넘어지는 주인공, 별다른 이유없이 자기 신념 뒤집어버리는 여러 캐릭터들, 이거 들으면 그런 것 같다~ 거리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 다른 거 듣고 아 그럼 저건 갑다! 거리질 않나
약혼 한답시고 다들 모여 앉아있지만 방법을 몰라 어리둥절 싱글벙글 하는 장면에다 마지막 과학! 과학! 거리며 계몽을 울부짖는데 정작 지들도 뭐 해야할지 몰라서 눈치게임 마냥 나 생물학이요 나 수학이요 거리고 있질 않나
그러면 풍자 소설이냐?
---> 웃긴 건 이것도 아닌게 작가부터 해서 전부 진지함
심지어 최남선이 써준 서문도 ㅈㄴ 진지하고 이건 최고의 계몽소설이에요! 하면서 빨아주고 있음
마치 멋진 기사를 그려내고 싶어서 중세 서사시를 썼는데 완성될 거 보니 0.5 돈키호테 같은 요상한 소설이었던 거랄까
머릿속에 멋진 장면, 멋진 메세지는 가득한데 본인이 장면을 이상하게 비틀어놔서 전혀 전달이 안 되고 그렇다고 문장을 못 쓰냐? 그것도 아닌데 왜 그렇지?
세숫대야 빼앗긴 미용사가 된 기분임 작가, 캐릭터 전부가 진지빨고 있는데 내 눈엔 안 그렇거등
하여튼 참 애매모호하고 웃긴 소설인데 그래서 나름 좋습니다 읽어보셔요 다들
생물학이 뭔지도 모르면서 전공한다는 분도 나오시고... 암튼 근대소설이 되다 만 논설문
논설문이었으면 생물학이 왜 대단한지도 설명하지 않았을까? 설명 안해서 오히려 소설이 된 듯
빌려 읽기 vs 사서 읽기
일단은 빌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설 볼 때 구성도, 깔끔함 이런 거에 굉장히 점수가 후하고 반대편엔 짠데 무정이 구성이 깔끔하다거나 문장이 깔끔하다거나 그런 소설은 아니라.
문명이 퍼져는 있는데 의미를 모르고 사용하는 지식인들에 개탄하여 그들을 계몽할 목적이 아니었을까? 이광수, 최남선 동경 삼재 눈에는 얼마나 우스워보였을까
뭐 계몽 목적이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애매하게 이식된 외부 문명이라는 측면은 잘 담아낸 거 같기도 하고
현진건 단편 피아노 마냥 문명이 들어와도 옳게 사용하지 못하는 그런 점을 꼬집었다 생각함, 이광수 단편 읽어보니까 그냥 본인이 조선의 전체의 운명을 어깨에 진 자 같던데ㅋㅋ
나는 무정 읽을 때 신문 연재라 적절히 끊어져서 편했고 초반에 형식이랑 영채 아빠 원조 한냄충새끼들 욕하면서 재밌긴 했음. 영채 눈나 너무 불쌍함 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