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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읽을만하다. 

그 되도 않는 SF인지 판타지인지 쓰는 여자 소설가보다 훨~~~~~~~~~~씬 잘 쓴 소설이다. 

별로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장강명이의 <표백>이후로 데뷔작인데 꽤 밀도 높은 소설을 썼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서사는 별거 없다. 

1부는 어느 빠순이가 빠순이 짓을 하다가 다른 빠순이를 만난다. 

2부에선 그 빠순이가 화자다.

그리고 3부에선 그 빠순이를 짝사랑하던 남자가 처음 빠순이에게서 그 빠순이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게 전부다. 


하지만 이 소설은, 좋은 소설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소재/주제에 대한 깊은 숙고 뿐만 아니라, 

그 숙고와 성찰을 통해 깨달은 작가의 주관적 진실을 독자에게 어떤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 역시 느껴진다. 

그러니까, 컴터도 아닌 핸드폰 자판으로 휘리릭 써재낀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손을 한자한자 조심스럽지만, 정성스레 꾹꾹 눌러 쓴 듯한 글이다. 


인용문이나 하나 남긴다. 


나는 누군가 우리의 사랑을 비웃을 때마다 속으로 기도해요. 간절함을 아는 사람이 가장 절실한 기도를 할 수 있기에, 

나는 나의 기도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알아요. 방송국 앞에서, 사람들이 경멸에 찬 눈으로 보거나 욕을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