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크라이스트는 독특한 영화이다.


1. 남자의 세계에 들어가려는 여자라는 페미니즘 영화/문학의 서사와 다르게 여자의 세계에 들어가는 남자의 서사이다.

2. 역사적으로 비롯된 남성의 여성 억압을 여성이 그대로 남성에게 자행한다.(미러링)

3. 기독교/이성/남자와 본성(human nature)/본능/여자를 대비시킨다.

어떤 면에서 안티크라이스트는 가장 통쾌한 페미니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여성/본성에게 가해진 역사적 억압을 토대로 남자에게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미러링 영화다.


82년생 김지영을 다 읽어보진 않았고 부분부분 읽어보았지만, 기본적으로 남성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고, 거기에서 겪는 여성의 불행을 나열한 작품이라고 나는 느꼈다.


밑글처럼 혁명과 저항의 서사가 있는 페미니즘 문학을 읽고 싶다. 표백을 내가 인상깊게 읽은 이유는 인간실격처럼 허무주의에 그저 빠져있기만 한 작품이 아니라, 허무주의적인 세상에 적극적으로 엿을 먹이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문학이 안티크라이스트처럼 적극적으로 엿을 먹이는 작품을 쓴다면 어떨까? 그 편이 더 도발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