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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얼마 전 어떤 여초 커뮤니티의 베스트 게시물들을 보는데 내용이 대충 이런 게 있었다.


어떤 늙은 학자가


'아..대충 95% 수컷은 여자 근처에 접근도 못합니다. 결혼은 상당수의 남성을 구제해주는 자연계의 특이한 제도예요.'


너무 멀쩡한 얘기, 그러나 댓글 반응이 다소 거북했다.


그런데 거북하면 거북한거지, 그게 자라한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하다가


'아...95% 새끼들은 멸종했으면 좋겠다.'


흔한 반도의 히틀러 선생..



1.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들은 있으니 이런 일화는 사실 별 게 아니다.


그러나 최재천이라는 사람에 대한 내 인상이 별로 안 좋아졌다. 이성적인 근거가 아니라 연상적으로.


그런데 얼마 전 도서관에서 버리는 책이라 가져온 책에 바로 그 아저씨 책이 있었다.


아.. 이것은 운명....



2.


책이름은 통섭의 식탁


저자 최재천 교수는 통섭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한국인으로 유명하다.


통섭학이란 대충 문이과 통합학문인 듯하다.


책은 대충 럭키 독붕이 최재천 교수의 '책 추천집'이다.


통섭과 관련된 키워드를 달고 있는 만큼, 다양한 장르를 추천한다.


독갤에 이 책을 소개하려는 이유도 간단하다.


'책 추천좀'... 하는 소리에 간단히 답할 수 있기 떄문이다.




3.


책은 각 장이 에피타이저부터 시작해서 디저트라는 이름으로 이어진다.


에피타이저일수록 뭐랄까 본격적이지 못하고 본인의 전공분야와 동떨어진 분야라 그런지,


솔직히 심심하다. 좀 덜 실례가 되게 말한다면 삼삼하다 정도?


하지만 본인의 전공분야인 동물 관련 파트(?)인 메인 디쉬부터는 다르다.


책 추천의, 디테일이 살아있다.


한 페이지 하나하나가 독갤 개념글감이다.


럭키.... 독붕이... 최..재천......... 선...생....




4.


그는 예측하길, 앞으로 여성 상위 시대가 올 것이며 그 시대에 남자는 화장이 당연하다고 한다.


첫인상도 아닌 첫 연상이 안 좋았던 탓에, 이런 얘기에 다소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그는 책 내부에서 계속 설파한다.


'알면 사랑한다.'


낯선 것을 혐오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속성이기에, 뭔가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는 석사 졸업 프렌제테이션에서 벼룩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며


'참 아름답지 않습니까?'라고 말하여, 강력한 광역침묵을 시도했던 싸나이다.


간신히 스턴에서 풀린 석좌교수가


'으음... 네이놈, 처돌은 걸 보니 학자가 될 준비가 되었구나.'라는 아이스 브레이킹을 시전하기까지..




5.


그는 메인디쉬에서 다양한 책을 추천하며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인간의 관점을 넘어, 동물의 관점에서.


동물의 관점에서 유전자의 관점까지(당연히 요새 독갤 아이돌의 그 책이다).


다양한 일반론(내가 여기서 쓰는 의미는 생명은 설계된 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을 설파하며, 그 일반론을 납득시킨다.


그것은 자연세계에만 속하는 이야기인가?




6.


슬프게도 인간세계도 결국 그 일반론을 벗어나지 못한다.


걍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다. 사랑이 아니라 걍 섹스맨이고 의리가 아니라 실리뿐이다.


세상은 그렇게 보이지 않기를 기원하며 그렇게 하는 사람들 천지이다.


그러나 저자 최재천이 말하듯이 인간이 특별한 동물인 건 사실이다.


그러니까 그 일반론을 벗어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인간 입에서 벼룩이 아름답다는 쌉소리가 나올까.


바퀴벌레..아름다운 나의 동지여.......




7.


우리는 과연 '남성 95%를 뒤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생명체를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벼룩을 사랑한 남자 최재천 교수의 도서 추천집


'통섭의 식탁'


그 생명체를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인 사람에게 추천한다.


저자는 남자가 여자 앞에서 코파는 것조차 여자 꼬시려고 하는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근거는 그냥 그가 배운 학문이 생명체의 행동기저가 일반론에서 벗어나지 않다고 여기기 떄문이다.


그리고 난 그 말의 동의하는 편이다. 대체로 인간은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끔 괴이한 것들이 있어서 전부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러나 동시에 그는 벼룩의 생태를 설명하며


'참.. 아름답지 않습니까?'라고 말한 사람이다.


통섭의 식탁............... 한 잔 어떻습니까?






ps.참고로 책은 2010년인가쯤 나왔고 내용은 05년 정돋부터 있었음. 짤은 05년에 대충 15년 뒤를 맞춘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