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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는 1980년대 초 수술을 받으면서 수혈 받은 혈액의 오염으로 인해 감염된 AIDS로 사망하였는데,
병마와 싸우면서도 죽기 직전까지도 창작 의욕을 꺽지 않아서 꽤 많은 책이 '유작' 타이틀을 달고 출간되었고,
그 유작들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단편들과 에세이를 묶은 [골드],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남은 조각을 연결하는 [파운데이션을 향하여].
그리고 단독 장편 [네메시스] 등이 아시모프가 작고하고 유작으로 출간되어 나온 책들이었습니다.
특히 [골드]라는 책이 상당히 훌륭한데...
책의 절반은 SF에 관련된 SF 및 비평, SF의 본질에 대한 논의 이야기를 다루었고,
나머지 절반은 아시모프가 마지막 순간까지 써낸 SF 단편들을 묶은 단편집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아시모프가 작고한 직후 '한뜻'출판사에서 두 권으로 분책되어서 번역본이 출간되어 나왔으며,
[골드] 번역본은 유작 단편들을 묶은 단편집이었고, [아시모프 SF 특강] 번역본은 SF 에세이들을 묶은 것이었습니다.
이후 '오멜라스(웅진출판)'에서 SF에세이 부분을 다시 번역하여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로 재출간하기도 했었죠.
아시모프의 유고집 [골드]의 표제가 된 단편소설이 "AI가 소설을 쓴다"라는 것을 테마로 한 단편 [골드]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소설을 쓰는 AI(컴퓨터)를 개발한 사내의 이야기가 다루어지고, 그 AI가 쓴 소설을 액자소설로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AI가 썼다"라면서 소개되는 액자소설은 아시모프가 즐겨 쓰던 [작은 악마 아자젤]시리즈 중 하나이기도 하고,
(작가가 의도한 것이겠지만) AI가 쓴 소설은 유머가 잘 살아있는 재미있고 매력적인 작품이어서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우 우수한 작품을 "AI가 쓴 액자소설"로 끼워 놓고, 이를 품평하는 사람들의 곤혹스러움을 다루는 것이 이 단편의 묘미입니다.
누가 봐도 우수하다라는 단편을 써낼 자신이 없다면 시도하기도 어려울 텐데... 하여간 죽기 직전의 아시모프는 이를 천역덕스럽게 해 냅니다.
우수한 단편을 척척 써내는 AI 컴퓨터를 만든 사람과 이를 읽어 본 독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예술의 본질과 사람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AI가 쓴 아주 쓸만한 작품에 대하여 "팔아도 되겠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즐겁게 잘 읽히는 좋은 작품이다"라는 의견을 앞에 두고서
인간이 예술을 창작해야 한다는 본질과 상충된다는 곤혹스러움을 견디지 못하여 해당 AI를 파기하려고 하는데...
SF 작가라면 미래의 온갖 상황을 상상해야 하는 것이 주된 역할 맞고, 평생동안 그것을 즐겁게 해 온 아시모프이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병에 걸린 채로 자리에 누워서 이런 테마를 상정하고 열심히 그리고 맛깔스럽게 작품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이 죽고 난 후 AI가 등장하여 작품을 쓰는 세상을 다루면서 아시모프는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시모프의 창착에 대한 의지는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꺽이지 않았지만,
소설가라는 직업을 놓고 AI와 사람이 한 판 겨루는 모습을 상상했던 그의 마지막은 무엇인가 처연하면서도 아스트랄한 면이 있습니다.
흠냐...
AI 소설가 떡밥 덕분에 예전에 읽고 잊었던 작품을 다시 기억해냈고, 그래서 감상문으로 남겨 봅니다.
우와..
이거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창작백과인가 그 책으로 번역됐는데 책이 절판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