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예술가가 될 수 없다는 얘기가 떠오름

인공지능의 예술이란 책에서 읽었던 구절인데 나도 동의하는 바임


내 생각에 '인공지능 예술가'가 탄생하려면 약인공지능 수준이 아니라 자의식을 갖춘 강인공지능 단계까지 이르러야 된다고 봄

그때가 되면 공각기동대 같은 영화에서처럼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해야 되겠지

여튼 난 약인공지능을 통한 창작은 인간의 예술 활동과는 결을 달리한다고 봐


몇몇 사람들 말처럼 현재 기계가 대체했거나 대체되고 있는 인간의 행위와 예술 작품 창작 활동을 동렬에서 보긴 어렵다고 봄

이석원 말대로 회사원들이 수행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나 일상적인 인간 행위도 일종의 창작이긴 한데

난 그거하고 예술작품 창작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활동이라고 봐


기본적으로 난 예술의 가치도, 실제로 인간이 예술을 창작하는 방식도, 상상력과 의미라는 지평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고 보는데

상상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떠올리는 능력이고 의미는 인간이 스스로 부여하는 거라고 볼 때

인공지능은 아직 이런 능력을 갖추진 못했다고 생각함


물론 인간의 창작도 완전히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의 레퍼런스에 기대어 새롭게 조합하는 거라는 식의 주장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있어 오긴 했지만, 결국 작가의 죽음을 말하던 바르트도 말년에 다소간 절충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듯이 난 작가 개인의 자의식, 의미를 탐구하고 부여하는 능력,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 그리고 그 예술가가 겪어온 생애가 예술 작품에 필히 녹아들어야 한다고 봄


어떻게 보면 말장난일 수도 있고 작품의 수용자 입장에서는 그게 AI가 만든 거든 인간이 만든 거든 상관없을 수도 있음. 실제로 AI의 창작물이 상용화되면 기존의 예술계는 이념적으로든 상업적으로든 많은 변화를 겪게 되겠지. 다만 난 아직까지는 예술은 인간적인 활동이고 인간성을 구현할 수 있는 건 인간밖에 없다고 생각함. 


긍정적으로 보자면 앞서 나가는 현대적인 예술가들은 AI를 어떻게 잘 활용해서 새로운 시대를 열 수도 있지 않을까 함.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의 시대, 인본주의라는 종교가 이제 거의 완전히 파국에 이르렀다는 건데... 어차피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라고 봄. 아마 다음 수백 년은 인본주의라는 공고한 가치가 계속 도전받게 될 듯. 뉴타입 인본주의가 도래하거나, 인간의 가치가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