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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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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여갤러임.
내가 대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 젠더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왔음.
여초과라서 자칭 페미니스트를 주장하는 동기들이 정말 많았음.
나는 반골기질도 있고 내 신념이 뚜렷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 친구들에게서 크게 보이는 어떤 커다란 타집단에 대한  '피해의식'을 이미 겪어내고 개인적으로 극복해내서 그런지
솔직히 그런 극단화된 신념에 쉽게 흔들리는 동기들이 좀... 멍청하게 느껴졌음.

하지만 그 애들처럼 모르고 선동당하거나 선동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관련된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그 때는 책을 읽는 거 자체를 싫어하던 때라...
책읽기의 재미를 알고 종이피규어를 사모으다가
갤에서 핫한 열린 책들 문학 전집에 이 책이 있길래
다른 고전도 읽어봐야겠다 하면서 구매하고
제일 처음으로 고른 책이 이거임.

처음 1장을 읽으면서 무척 당황했음.
강연을 한다면서 갑자기 자기가 산책을 나갔는데 대학교 도서관에 못들어갔고 그 대학 캠퍼스 내에서 사람들이 밥을 먹는데 고급 반찬을 먹더라~ 이런 얘길 하고 있으니까 아니 당황할 수 있겠음?
근데 그렇게 아무렇게나 늘어놓는 줄 알았던 이야기들이 1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차곡 차곡 모여서 자신이 주장하는 바로 탈바꿈하는 게 더 당황스러웠음. 그 신기한 경험이 좋아서 완독하게 된 것 같다.

책 내용은 대강 이렇다
여자와 소설에 대해 강연하게 된 버지니아 울프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자료 조사를 하려다가 빠꾸를 먹고는
왜 여자들은 이 대학교의 수준과 비슷한 수준의 학문적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을까에 대해서 생각함.
그것은 그 당시와 그 이전 시대의 여성에 대한 취급과 여성에의 역할 강요로 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음.
그러나 그녀는 그걸 마냥 탓하지도 않고, 여성 인권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여성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음)
여성 소설이 발전한 역사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모색하며
강연을 마침.

내가 생각한 강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1. 여성들이여 어떤 글이든 써내라. 지금 시대는 여성 인식이 많이 발전해 당신이 여성으로서 처해있는 억압들이 당신이 글을 쓰지 않는 핑계거리가 되지 않는다.
2. 그 글은 리얼해야 하며, 너무 여성것인 것이어도, 너무 남성적인 것이어도 안된다. '본인스러움' 이 나타나야한다.

그 유명한 방 한칸과 500파운드 돈은 이 내용들을 보조하기 위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음. 핵심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정말 놀랐던 것은, 페미니즘의 원류인 이 사람의 글이 이 시류 속에서 래디컬 페미니즘을 혐오하게 되어버린 나의 의견과 너무나도 일치했다는 것이였음.
아니, 애시당초 뭔 말만 하면 공부하라던 인간들이 과연 이 책을 읽어보기는 했을까..?

이 책에서는 남성에 대한 비판이 있긴 함. 근데 그건 구시대적인, 차별적인  인간들에대한 비판이고... 그게 주류도 아니고 절대 남자를 적으로 돌리지는 않음. 어떤 권력으로써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단순히 어떤 남성들을 어떤 화가난 사람으로 칭할 뿐이지 절대 막,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우리는 피해자다 흑흑 하지 않고있음.

물론 작가는 한 때 여성들이 피해자였고, 어떤 그늘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함. 그러나 바뀌어가는 시대를 인지하고, 그 시대를 바꾼 용감한 여성들을 칭찬하고, 오로지 여성이 할 수 있는 것, 여성의 잠재력, 여성이 앞으로 발전해나가야 할, 소설계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를 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고있음..


아 솔직히 이게 페미니즘이지. 맞지. 시발 탈코한다고 남자들 따라하고 괜히 모부님 이질알 하면서 사회 뿌리부터 여성을 상위 권력으로 올려놓으려고 하는 게 페미가 아니라 여성이 여성으로서 스스로의 개성을 갖고 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서 인정받는 것, 그것을 추구하는 게 페미가 맞는데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뒤틀려버렸는지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100년 전에도 이걸 알았는데 기초 교육으로 더 배울만큼 배운 놈들이 이걸 모른다니... 진짜 갑갑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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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백년이 되어가는 책에서... 정말 커다란 위안을 얻었다. 첫째는 페미니즘이 내가 생각한 그 방향이 맞았다는 점에서, 둘째는 이런 정상적인 생각이 나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여자라고 신상털이 한 점이 굉장히 거슬릴 수 있다는 것 잘 안다. 하지만 이 책의 소감은 여자라고 밝히고 쓰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을 했음. 어찌되었건 남자들도 읽을 수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을 위한 소설이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여성의 소감이 궁금하지 않을까 하기도 했고.. 말하지 않으면 남자로 취급될 디시세계 속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었으니 눈감아주길 바람. 어차피 이 글 쓴 다음에는 하나의 이름없는 윾동으로 돌아갈테니..

아무튼 위의 글 읽었으면, 아니 솔직히 독갤러들은 똥이든 된장이든 먹어보고 판단하는 것 같아서 늘 안심이지만, 한국 사회 내의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에 내포된 불쾌감을 배제하고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라. 그 단어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은 씻어내줄거라고 생각함. 위에 썼다시피 문체 자체도 재미있고 전개 방식이 독특한 점도 즐거운 책이니 그 자체로만 봐도 아주 좋은 책이긴 함!

폰으로 와다다 쳐서 좀 혼란할텐데.. 모쪼록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늘 좋은 일만 있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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