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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독새 사진



그저 회피

-미야자와 겐지 저자, 『쏙독새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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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곳곳에 된장을 바른 듯이 점박이고, 부리는 평평하고, 귀는 갈라져 있어 정말 못생긴 새는 바로 ‘쏙독새’다. 일본어로 ‘밤의 매’라는 뜻의 이름을 가졌지만, 매보다는 물총새나 벌새에 가깝다. 날벌레를 잡아먹기에 예리한 발톱도, 날카로운 이빨도 없는 새일 뿐이라 종달새, 동박새, 작은 수다쟁이 새들조차 그를 얕잡아 보아 험담을 늘어놓는다. 어느 날, ‘쏙독새’의 이름이 아니꼽던 ‘매’는 ‘쏙독새’에게 개명을 강요한다. 모레까지 이름을 고치지 않으면 잡아 죽이겠다고 협박을 했다. ‘장돌뱅이(市藏)’라는 이름이 좋다며, 이 이름을 목에 매달고 모두가 있는 곳에 인사하며 돌아다니라 시켰다. ‘매’가 떠난 후 ‘쏙독새’는 언제나처럼 하늘을 날았다. 그는 입을 벌리고 구름 위에 떠서, 그 입 속에 들어온 날벌레로 배를 채운다. 그러나 평소와는 달랐다. 풍뎅이 마리 마리를 넘길 때마다 가슴이 뜨끔해왔다. 자신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매’ 때문에 그는 괴로우면서도, 자신이 살기 위해 날벌레를 죽이는 스스로가 괴로웠다. 그래서 ‘쏙독새’는 아주 먼 곳으로 가려 한다. 낮에 뜬 해님을 향해 날아서,


"해님, 해님. 부디 저를 당신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불에 타 죽어도 상관없어요. 저처럼 꼴사나운 몸이라도 불에 타오를 때는 자그마한 빛을 낼 테니까요. 부디 저를 데려가 주세요.".


그러나 ‘해님’은 ‘쏙독새’에게, 밤에 나는 별들에게 부탁하라 했고 ‘쏙독새’는 그대로 땅에 떨어진다. 한동안 그는 꿈을 꾸는 듯, 밤이 되어서야 깨어난다. ‘쏙독새’는 다시 한 번 하늘에 올라 서쪽의 오리온자리에게, 남쪽의 큰개자리에게, 북쪽의 큰곰자리에게, 동쪽의 독수리자리에게 저를 데려가 달라 청하지만, 그는 무시당하고, 괄시당하고, 비꼬아지고, 차별당한다. ‘쏙독새’는 완전히 힘이 떨어져 깊이 추락했다. 떨어지고 떨어져 땅에 곤두박질 칠 즈음, 그는 밤의 매가 되었다. 못생기고 힘도 없지만 소리와 날갯짓만은 매와 같아, ‘밤의 매’라는 이름이 붙은 ‘쏙독새’였다. 그대로 그는 하늘을 가르고, 별이 되고자 오르고 오르다 지쳐, 부상하는 것인지 추락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마지막 행복의 눈물을 흘렸고, 그는 별이 되었다.

약자

아름다운 물총새, 보석 같은 벌새의 형님은 못생긴 ‘쏙독새’다. 작품의 첫 세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그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쏙독새는, 정말로 못생긴 새입니다. 얼굴은 곳곳에 된장을 바른 듯이 점박이고, 부리는 평평하고, 귀는 갈라져 있습니다. 다리는 꼭 휘청휘청거리는 듯 해서 한 걸음도 걸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새들은 정말 쏙독새의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싫어져 버릴 정도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나타나듯, 그는 단순히 못생기기만 한 것이 아니다.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


벌새는 꽃의 꿀을 먹고, 물총새는 물고기를 먹고, 쏙독새는 날벌레를 잡아먹었습니다. 그래서 쏙독새는 날카로운 발톱도, 날카로운 부리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약한 새라도 쏙독새를 무서워할 리 없었습니다.


또한 날카롭지 못한 발톱과 부리를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쏙독새가 괴롭힘 받는 주된 원인이다. ‘매’와 같이, 모든 새들이 그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에 벌벌 떠는 강한 힘을 가진 새라면, 외모가 아무리 괴상하다 해도, 어느 누가 감히 괴롭힐 수 있겠는가. ‘쏙독새’는 사회 속에서 힘이 약해 차별당하는 ‘약자’를 의미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이 작품에서 다루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름

이름은 ‘매’에게 있어 그가 ‘강자’임을 느끼게 해주는 상징이다.


오오, 쏙독새가 아닌 그냥 매였다면, 저런 어중간하게 조그만 새들은 이름을 듣는 것 만으로도 부들부들 떨리고, 얼굴색이 바뀌고, 몸이 움츠러들어서 나뭇잎 그림자에라도 숨어들어가겠지.


매라는 이름이 들리는 것만으로도 모든 새가 두려워하므로, 그 이름은 ‘매’라는 강자의 힘, 높은 서열에 대한 상징이다. 그러나 그 상징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것이 바로 약자인 ‘쏙독새’다. ‘밤의 매’라는 이름을 가지면서도, 모두에게 괴롭힘 당하는 그 ‘쏙독새’만 없다면, ‘매’는 정말로 언제나, 어느 상황에서나 그 권위와 품격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매’는 ‘쏙독새’의 이름을 없애려 했다. 강자인 ‘매’는 자신이 가진 위상을 위해, 약자인 ‘쏙독새’의 이름을 죽이려 했다.

날벌레

‘쏙독새’는 새들이라는 사회 집단 속에서는 약자일 뿐이지만, 큰 생태계라는 사회 속에서 날벌레들과 비교하면 강자다.


그러고는 갑자기 쏙독새는 입을 크게 벌리고, 날개를 똑바로 뻗어서 마치 화살처럼 하늘을 가로질렀습니다. 작은 날벌레가 몇 마리고, 몇 마리고 그 목구멍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쏙독새’는 ‘날벌레’에게 있어서는 포식자다. ‘날벌레’는 그 목구멍 속에 빠지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끝없이 발악해도, 결국 빠져나갈 수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약자인 ‘쏙독새’는 강자인 ‘매’에게 이름을 죽임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강자인 ‘쏙독새’는 약자인 ‘날벌레’를 잡아먹으며, 죽이며 살아간다. 이렇듯 ‘쏙독새’는 누구에게는 괴롭힘 받는 약자지만, 동시에, 약자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강자인 주인공이다. 이러한 사회 속의 강자-약자 구조가 작가가 이 작품에서 다루는 주된 문제 상황이다.

별들

‘쏙독새’는 이 문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그 ‘벗어남’이 정상적인 방향성을 가지지는 못했다. ‘쏙독새’가 강자-약자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망했던, 별이 되는 것은 ‘쏙독새’가 그 관계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그 자신이 마치 별처럼 빛을 내며 산화하는 것, 다시 말해 죽는 것이었다. 단지 문제에 대한 회피일 뿐이었다.


‘아아, 많은 딱정벌레가 매일 밤 나에게 죽어나가. 그리고 그저 한 마리인 내가 매에게는 죽임 당해. 그게 이렇게나 괴롭다니. 아아. 괴로워, 괴로워. 난 이제 벌레를 먹지 않고 굶어서 죽을 거야. 아니 그 전에 벌써 매가 나를 죽이겠지. 아니, 그 전에 내가 멀리, 아주 먼 하늘의 저편으로 가버리자.’


이 잘못된 결말을 위해 가장 먼저 해님에게 향했고, 해님은 말했다.


“너는 쏙독새로구나. 과연, 적잖이 괴롭겠지. 이 다음에 하늘을 날아서 별에게 부탁해보거라. 너는 낮의 새가 아니니까 말아.”


마치 좋은 조언을 해준 것처럼 보이나, ‘쏙독새’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다른 별들에게 전가하며 회피했을 뿐이다. 그리고 별들 또한 비슷했다.


오리온은 씩씩한 노래를 이어가며 쏙독새 따위는 전혀 상대해 주지 않았습니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넌 대체 뭐 하는 놈이야? 고작 새잖아. 네 날개로 여기까지 오려면, 억만조년 억조년은 걸려.”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 해. 조금 머리를 식히고 오렴. 그런 때는 빙산이 떠 있는 바닷속에 뛰어들던가, 가까운 곳에 바다가 없다면 얼음이 띄워진 물이 든 컵 속에 뛰어드는 게 제일이야.”


“아니, 진짜 진짜, 말도 뭣도 안 돼. 별이 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신분이 아니면 안 돼. 또 엄청난 돈도 필요해.”


‘별들’은 무책임한 방관자들을 상징한다. 만약 해를 포함한 별들 중 어느 누구라도 ‘쏙독새’의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든 적극적으로 개입해주었다면, 그 결말이 어떠했건 간에, 이러한 결말은 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별들’은 강자일 뿐이었다.

‘쏙독새’는 결국 힘이 떨어져버려서 날개를 접고 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나약한 다리가 지면에 닿는 순간, 쏙독새는 갑자기 마치 봉홧불이 타오르듯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하늘을 절반쯤 올라와서, 쏙독새는 마치 매가 곰을 덮칠 때처럼 오싹하게 몸을 흔들고, 털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리고 끼익 끼익 끼익 끼익 하고 높게 높게 외쳤습니다. 그 목소리는 마치 매와 같았습니다. 들판이나 숲에서 잠들어있던 다른 새들은 모두 눈을 뜨고, 부들부들 떨면서 의심스러운 듯이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는 새들 사이에서 약자라는 위치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 부분을 기점으로 그 관계가 변화했다. 해님, 별들과 같은 존재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제 스스로 약자에서 벗어났다. 문제의 극복이 긍정적인 방법을 통해 가능하리란 희망을 잠시나마 보여준다.

그러나 그 희망은 꿈과 같이 사그라든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쏙독새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제 쏙독새는 떨어지고 있는지, 오르고 있는지, 거꾸로 뒤집혔는지, 위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저 마음만은 편안하게, 그 피가 묻은 커다란 부리는 옆으로 휘어 있었지만, 확실히 조금은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쏙독새는 확실히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지금 마치 도깨비불처럼 푸르고 아름다운 빛이 되어, 조용히 불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로 옆은 카시오페아 자리였습니다. 은하수의 푸른 빛이 바로 뒤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쏙독새의 별은 계속 불타올랐습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불타올랐습니다.

강자와 약자, 또 다른 강자와 약자, 방관하는 자, 회피하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