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키워드를 살펴보면 갑질과 청소년 폭력을 꼽을 수 있다. 기사를 보고 있자면 다들 저만 아는 무뢰한들의 세상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혹자는 공동체의 붕괴가 몰고 온 재앙이라고도 하지만 사실과는 별개의 감상이 대부분일 테고, 악과 폭력은 10년 전에도, 그 전에도 언제나 우리 곁이 있어왔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런 자극적인 보도가 쉽게 퍼져나가는 것이 요즘 우리가 폭력을 상기하게끔 하는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이번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연민과 분노가 가슴을 두 방망이질 쳤다. 하지만 가장 내 신경을 긁은 건 대중의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문제의 개선을 원하는 걸까? 그냥 시원한 복수극을 원하는 게 아닐까? 콜로세움에서 한껏 흥분해 죽음을 외치는 야만성의 포효. 권선징악의 탈을 쓰고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잔치 한마당을 원하는 것 같아 보인다. 판이 벌어지니 이때다 싶어 초등학생을 사형시킬 수 있게끔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의원이 나왔고 그걸 또 좋다고 환호하는 무리가 정의를 울부짖고 자축한다. 그러는 동안 내 회의감은 확신으로 번진다. 미성년자는 성인 수준의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다고 판단하기에 시민의 권리를 제한한다. 이 때문에 법적인 책임 역시 일부분만 감안하는 건데 성인과 같은 수준의 판단력을 인정하여 무기징역, 사형 땅땅 때려버리면 선거권은 왜 제한하는 걸까? 술 담배는 왜 못 피게 하고 조혼은 왜 못하게 만들까? 아니, 그 이전에 진짜로 무기, 사형 땅땅 빵빵 신나게 때려버리면 폭력이 줄어들까?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특히 그 수준이 상식의 범주를 뛰어넘는 반사회적 행위의 동기는 법이 너무 우습고 간지러워서가 아니라 미래가 X 같다고 생각 들 때 자포자기하는 심정에서 나온다. 이렇게 살건 저렇게 살건 자기 인생은 끝장났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질 않는데 누가 준법하고 남의 비위 맞추고 살까? 마지못해 입에 풀칠할 정도만 일하고 본능에 몸을 맡기는게 전부다. 나라님이 어쩌네, 기득권 정당이 저쩌내 떠들어대도 정작 기득권 곳간 가장 많이 채워주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지금 당장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다. 매일 담배 2~3갑에 소주 몇 병씩 까다 보면 종부세 대상자보다 세금을 더 내고 사는데 그게 사하구 같은 동네를 포함한 달동네 슬럼가의 일상적인 삶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까 애 생기면 그냥 낳고, 돈 생기면 술 먹고, 성질나면 패고, 그러다 재수 없게 신고당하면 빨간 줄 긋고 그냥 산다. 자기애 없는 이런 삶의 방식은 자연스럽게 자식에게까지 이어지는데 부모라는 든든한 백이 있어서 이리저리 각 재고 사고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부모가 살던 태도를 따르다 대책 없이 일을 저지르는 식이다. 그런데 부모는 부모 대로 자기 삶에 희망이 없고 남 신경 쓸 처지가 안되니 그걸 또 그냥 대책 없이 방관하는 식으로 간다. 가해자가 경찰이니 돈 많은 재계 인물이니 해서 덮어져서는 안됩니다~ 하는 얘기가 횡횡하는 걸 보면 참 우리는 서로의 계층에 지독하리만큼 무신경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걸 다시금 느낀다.
가해자 가정은 아마도 알콜 중독, 혹은 신체적 장애 등으로 부모가 제대로 된 근로 활동을 못하거나 장기간 가정을 돌보지 않고 방치 중인 계층일 것이다. 물론 불우한 가정이라고 악인만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사람이 사람다운 양심과 법도를 지키고 살길 원한다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게 재발 방지를 위해 논의 되어야 할 우선순위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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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3-TEXT { -->어린이집에서 아동 폭행 같은 사건이 터지면 월 100만 원 받고 주 6~70시간 일하는 쓰레기 같은 근무 환경과 업계 관행에 대한 성토 대신 CCTV를 달아서 24시간 감시해야 한다는 소리나 하는 판국에 꿈같은 바램일지도 모르겠지만(하자가 있는 직장에 당연히 직업의식 없고 하자 있는 인간이 들어갈 확률이 높은 것 아닌가) 가슴에 손을 얹고 서로 양심에 귀 기울여 봤으면 좋겠다. 진짜 긍휼의 마음으로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는 건지, 그냥 피 터지게 서로 뚝배기 깨는 광경으로 스트레스 풀고 싶은 것인지.
물론 가해자 뚝배기 깨기는 광경은 나 역시 통쾌하다.
다만 그 이후에 해결 방안을 위한 장기적인 공론화도 같이 이뤄지길 더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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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람들은 정말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걸까?|작성자 륜
청소년의 경계가 과거잣대로 기준을 잡기엔 너무 변해버렸는데 - dc App
와 이글 유명한 글인데 ㄷㄷ 한국최고 평론가의 글
그리고 이상주의자들은 언제나 극형과 범죄와의 상관관계를 부정하던데 두테르테가 마약사범들 사형시킨다 했을때 무더기로 자수하던 케이스자체만으로 놓고 보면 형벌에 따라 범죄는 충분히 억제할수 있다고 본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