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멋진 문장들을 책 한권 가득 채워주신 김훈 작가님께 연신 감사 또 감사하는 말을 먼저 하고 싶네요
읽는 내내 제가 한 생각이라면, 소설이라기보다는 글자화한 그림을 감상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1인칭 시점 소설인데도 대단히 건조하고 담담한 어투로 그려진 인간 이순신의 시점은 엄청 신선했네요 제가 독서 내공이 아직 모자라서 이런류의 글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릴적 읽었던 위인전에 나온 이순신 장군은 어린아이의 눈에는 거의 슈퍼맨이나 다름 없었죠, 물론 임진왜란에서 조선을 구원한 장군의 업적이 슈퍼맨과 비교해 폄하될 여지는 없겠지만 이런 면에서도 칼의 노래는 쇼킹했습니다
이 소설의 이순신 장군은 아주 담담하게 여자를 안고 담담하게 앓아 누우시며 담담하게 적의 목을 쳤습니다. 누구를 향해 하는 말이 아닌 홀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렇기에 과장은 필요없고 글에는 담백함이 남게 되었는데 그런데도 이 소설은 대단히 화려합니다. 그냥 제가 별것도 아닌거에 감탄하는거일수도 있고 작가님의 글솜씨가 끝내주는거일수도 있겠죠.
정답은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느낌만큼은 누가 정해줄수 있는게 아니라는건 확실했어요
명작으로 불리는 도서라는 건 굳이 제 입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테니 딱히 추천사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않겠습니다. 그저 좋은 책 읽고 난 뒤의 저의 느낌 하나만 공유해보고 싶었네요. 늦었지만 좋은 밤 되십시오
잘읽었음. 나랑 비슷하게 본듯. 건조한 대사와 묘사들 그 자체가 실은 작가가 목표하는 바지. "나는 내 적의 동쪽에, 내 적은 나의 서쪽에 있다" 이런 하나마나한 말을 이순신이 반복하는 이유는 김훈 작가가 인간을 '육체'를 벗어난 존재로 보는걸 원하지 않기 때문. 이건 그전의 단편 소설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