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사물은 생명체의 눈에 있는 그대로 비치지 않아.

빛과 망막의 왜곡이 반드시 끼어들게 돼.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뱀과 댕댕이와 인간이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보았다고 해도 그 셋에게 비치는 모습은 전부 달라.

하지만 그것이 다르다고 해도 그 셋이 본 것은 분명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광경인것만은 분명해.

내가 지금 올린 짤이 도스토예프스키가 직접 쓴 러시아어는 아니지만 번역의 왜곡이 없는 다른 경로를 통해서는 저 문장들은 절대 한국인 독자의 의식에 닿을 수 없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우리가 러시아어를 배울 이유가 없다는 전제 하에)

그럼 우리가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문장을 바로 코앞에 놓고 이것은 번역본이기 때문에 도스토예프스키의 문체가 아니라고 한다는건,

코끼리를 바로 코앞에서 보면서 빛과 망막의 왜곡 때문에 이건 진짜 코끼리가 아니라고 말하는거랑 뭐가 다르냐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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