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아카넷(박찬국 옮김)에서 나온 니체의 도덕의 계보 다읽음
일단 번역과 각주가 좋다고 느꼈음 앞서 잠깐 읽었던 다른 버전이 워낙 씹창이라 훨씬 좋게 느껴졌다.

니체 책은 진짜 몇번 읽어도 재밌는 것 같다.
이건 내가 워낙 기독교를 공부했었기때문에 그런걸 지도 모르는데 멋들어진 문체로 기독교를 대차게 깔때 꽤 통쾌하다.
다만 이건 개인적인 거고, 읽는 사람이 기독교도라면 살짝 불편할 수도 있는 책임.

도덕의 계보가 주로하고있는 얘기는
-유럽을 더럽히고 있는 노예도덕에 대해, 귀족과 노예의 이분화된 도덕
-인류의 죄책감,죄 등은 어디서 왔는가? 부채심리와 양심
-기독교 계통 포함 대부분의 모든 종교 즉 '금욕주의적 성직자'들의 종교가 인류를 잠식한 방법과 유럽에 끼친 해악
으로 세가지다.
근데 걍 쉽게 풀어서 말하면 유대인이 만든 노예도덕 좆같아! -> 죄책감이 양심? ㄴㄴ 노예도덕이 주는 착각일뿐이야! -> 노예도덕을 더욱 퍼트린 종교들 개좆같아! 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다만, 니체 본인의 뒤틀리고 편협적인 시선과 자신의 철학적 대적들에 대한 오만에 가득찬 조소들, 툭하면 산으로 가는 대화 흐름들 때문에 생각보다 깔끔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니체 본인은 논문이라 주장하지만 논문이라기에는 여전히 장황하고 산문스러운 표현과 뜬금없는 내용들이 꽤 있다.
마치 늙은 목사가 설교하듯이 갑자기 생각난 좋은 얘기를 하러갔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부분이 조금씩 있어서 좀 지저분함.

특히 남을 까고 비교하지 않으면 자기 내용을 주장못하는 점이 좀 있다.
뭔 얘기만 하면, 다른 애는 이렇게 말하던데 그거 ㅈㄴ 아님 ㅋㅋ 하면서 자기 논리로 들어간다.
이게 한두번이면 괜찮은데 도입부분에서는 자기 주장을 할때만 되면 아무나 다 데려와서 ㅈㄴ 까고 시작한다.
도중에 뒤링은 쓸데없는 반유대주의자라거나 오펜하이머는 젊었을때의 혈기로 잘못된 글을 썼다고 뒷담을 시작할때는 솔직히 너무 니체스러웠다.
좀 그랬음

그리고 물론 고전은 당시 유럽 분위기나 사회적 시선을 고려해서 읽는게 맞지만, 니체는 좀 많이 편협적이다.
성별과 인종에 대한 무한한 차별주의적 시선이 항상 있다.
니체 본인이 총각으로 일찍 뒤져서 그런가 여자는 일단 멍청하고 본질적으로 악하고 음란하고 그런 얘기가 꽤 나온다.
애초부터 사상 자체도 인종에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연결되어있고, 예제를 들때마다도 인도인은 종교적이다, 중국인은 순종적이다, 독일인은 야만적이다, 켈트인은 귀족적이다 등 끝없이 나온다.

재밌고 참신한 내용이지만 좀더 덜 니체스러웠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