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건 얼마 안되지만 짬밥은 어느정도 있음 자세히는 말 안할 거지만
문학 잡지 처음으로 구독해봤는데 책 한권 분량이 오더라고 꽤 두껍게
거기 단편들 몇개 들어있고 에세이 들어있고 시도 있던데
아니 시는 왜 다 저렇게 써놨냐
솔직히 시는 내가 거의 익숙하지가 않은데 그래도 학교 다닐 때 배운 시들이랑 수능 공부하면서 읽어온 시들, 그리고 류시화가 편집한 시집은 하나 읽었음
지금 알고있던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이건데 외국 시들도 많이 가져다 놓고 옛날 시도 가져다 놓고 우리나라 시도 올려뒀던데 그냥저냥 이해안되는 시 없고 음미도 하면서 읽었었던 거 같다
근데 저기 잡지 들어가 있는 시는 존나 난해하게 줄 바꿈이니 뭐니 하는 기교도 엄청 부려놓고
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만 열 줄 이상 적어두는데 이건 시를 쓴건지 어디 옛날 연금술사들 남들 알아보지 못하게 암호문으로 써둔 글 읽는 건지 구분이 안되더라
남이 이해하지 못하고 극소수만 이해할 수 있어야 좋은 시라 생각을 하는가
이해라는 거에 대해서 좀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텍스트 자체가 난해한 경우가 있을 거고 내용 자체가 매우 심오한 것을 다루거나 삶에서 어떤 힘겨운 언덕을 넘은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을 다루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거는 뭐 카테고리는 다 사랑 아니면 우울, 그도 아니면 자기 내면의 상처, 이런 것들로 다 도배가 되어 있는데 물론 그 안에 어떤 섬세한 터치가 있긴 하겠지
근데 너무 껍데기들에만 치중한 느낌이랄까?
류시화가 아무래도 대중시집이니 쉬운 것들만 모아뒀기도 했겠지만 거기서는 읽고 나서 감탄도 하고 마음에 새겨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도 꽤 있었는데
애초에 이건 이해가 안되고 허구언날 사랑 얘기랑 트위터에서 볼 법한 지 우울함만 다루고 있는데
내가 이걸 뭣하러 읽고 있나 싶다
재미로 읽는 사람이 태반이긴 하겠지만 시라는 게 그것만을 위한 건 아니지 않나?
난 개인적으로 니체적이고 그리스 서사시적인 영웅의 불꽃을 가슴에 심어주는 게 시의 역할이라 생각하는데
요즘 비단 시 뿐만이 아니라 매체나 문화 전반이 너무나 나약하고 유약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마치 자기들의 나약함이 전시할 만한 것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콧대를 높일 만한 어떤 것이라 여기는 건가
이상한 시 한 편이라도 가져와라 예의상
잡지에 있는 거 올리면 안되지 않냐 돈 주고 사는 건데
그 시인들은 이 의견을 오히려 철지난 독일식 낭만주의라 비꼴 듯
좀 생각을 해봤는데 그렇다고해서 내가 모든 사랑 시를 부정하는 게 아니고 모든 자신의 아픈 감정을 드러내는 시를 싫어하는 게 아닌 거 같음
그저 공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아주 개인적인 우울함 딱히 무게감이 없는 그런 우울을 위한 우울 속에 빠져 써내려가는 시라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음 암호 같은 느낌 또한 그 감정들의 진정성을 해친다고 봄 나는 이렇게 슬퍼 ㅜㅜ 하는데 정작 나는 이렇게 현학적으로 적어내려 남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 하는 느낌
잡지에 실린 시들만 가지고 그렇게 일반화하는 건 좀.. 문학과 지성사 시집들 좀 들춰봐
여러 작가들 모아둔 시집 하나 추천좀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ㅇㅋ
시야말로 내면을 가장 가감없이 표현하는 예술이고 현대인들의 소외와 우울이 질릴 정도로 예전부터 시상으로 드러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대성이라는 키워드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거울같은 존재라는 얘긴가
물론 감정에 시니컬한 부코스키 같은 시들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현재 한국문단이 그런 마초성을 무지 혐오하는 추세니.. 문예지 같은 곳에서 찾긴 힘들듯
교양 없다고 욕 먹을 수도 있는 말이지만 일종의 거세가 아닐까 생각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