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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모른다.
학창시절 교과과정으로 배운 한국 근대 시인들의 작품이나 몇 알까

그리고 마흔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몇년전부터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보이던, 뭔가 있을것만 같았던 독특한 제목의 시집을
난생 처음 돈을 주고 사서 보았음

비슷한 연배의 시인(84년생)이 쓴 작품이라 그런가
공감되는 부분도 적잖이 있었고 기대보다 좋았다

괜시리 가오를 잡는다거나 현학적이지도 않고, 
피식 웃을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아련한 부분들도 있음.
 
나같은 시알못, 혹은 80년대 초중반의 남성 독자에게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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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 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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