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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니아 찬가

 


카탈로니아라고 들어봤나? 해외 축구팬들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하다. 아무리 호퀴라 할지라도 바르셀로나가 한때 유럽축구에서 맹위를 떨치던 사실까지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그 바로셀로나가 위치한 주가 카탈로니아이고, 바르셀로나는 카탈로니아의 주도이다. 한때 축구를 즐겨봤으며 해외축구 관련 커뮤니티를 즐겨했고 그 커뮤니티에서 바르셀로나를 욕하며 더러운 까딸루냐라며 울부짖는, 지구 반대편 돼지오줌보통 차기에 과몰입하는 서양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 한국인들의 격앙된 울부짖음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까딸루냐가 왜 드러울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혹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심정으로 책을 들었다.

   

하지만 축구로 유명한 바르셀로나라는 동네는 언제나 한가하게 편 나눠서 축구나 벌이는 동네는 아니였다. 스페인 내전으로 인하여 카탈로니아도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스페인은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이였고, 나름 정부가 있었지만 군부세력이였던 프랑코가 쿠테타를 일으킨다. 정부를 지키려는 반파시즘과 프랑코로 대표되는 파시즘의 대결이 발생한다. 국제정치적으로도 프랑코를 지지하는 파시즘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노동계급과 사회주의자들이 주축이 된 반파시즘 세력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지 않았던 거 같다. 세계사는 결국 돌고도는 사건들의 연속이고 사람 사는 곳은 다들 비슷한 것이며 이래서 역사를 공부해야한다는 말이 있는 것인가 싶었다.

 





작가 조지오웰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다. 당시 결혼한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다고 하니 그의 결의가 새삼 더욱 결연해보인다. 자신이 자신만의 가치 기준을 만들고 그 가치 기준에 따라 어떤 생각이나 현상이 가치있는 것이라 판단하고 그 가치에 따라 행동까지 나아갔다는 점에서 그의 정신과 결단력에서 감명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인간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고귀한 인간의 전형이다.

 

평상시의 내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된 모습이다. 이런 대범한 인물들에 대한 일화가 담긴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내 모습과는 대조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은 하지만 사회적 체면 때문에, 경제적 이유 때문에 주저하다 놓치는 것이 너무 많다. 어떤 이성에게 말을 걸 것인가 말 것인가의 주저,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주저, 대부분은 주저하다가 결국 기회를 놓치고 주저앉아버리고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게 만든 사회적 구조에 저주를 내리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여 나의 정신 건강을 보존할 뿐인 것이 나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이러한 나와 대조되는 비범한 인물들을 좋아하는데, 또 다른 인물은 군대에서 만난 적이 있다. 군대에 있을 때 부모님께 서적을 골라놓고 주문을 부탁하는 방식으로 많은 책을 주문하여 읽곤 했었는데 그때 선임 정보병에게 검열을 받으면서 너 이 새끼 빨갱이 아니냐고 쿠사리를 들으며 읽었던 체게바라 평전이 떠올랐다.  안정적 의대생의 지위를 버리고 자신의 신념을 따라 혁명전선에 뛰어든 체게바라에게서 느꼈던 희열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자꾸 주제에서 벗어나긴 하지만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당시엔 검열엔 걸리진 않았는데 혹시 체게바라 평전 군대 금서목록에 있나?? 있을 법도 한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새삼 신기하다.)

 




하지만 반파시즘으로 같이 묶여있던 노동 세력과 소련의 공산당의 명령을 받는 사회주의 세력과의 분열로 인하여 오웰이 속해 있던 통일노동당(이외의 노동관련 단체들은 많이 등장했지만 나는 그런것에 대해서는 오웰이 속한 정당 이외에는 정말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은 불법단체로 규정됐고, 통일노동당 소속으로 참전하였던 조지오웰도 총을 맞고 전선에서 돌아오지만 아내와의 즐거운 휴식을 만끽하지 못하고 바르셀로나를 배회하는 천덕꾸러기 영국인 이방인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이 때 당시 소련의 공산당의 지휘를 받는 사회주의자들이 소련의 국제정치적 군사적인 이익을 위하여 급진세력인 노동계급을 견제하려 했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들의 사상적 이념인 사회주의화보다도 소련의 군사적 이익을 위하여 스페인의 급진적인 사회주의화를 막아 사회주의 열풍이 스페인의 인접지역인 프랑스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프랑스 정부를 안정시킴으로써 프랑스의 국력 분열을 최소화하고 그로 인해 얻는 프랑스의 굳건함에서 나오는 힘을 소련이 이용하기 위하여 사회주의세력이 노동계급들을 금지세력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단지 조지오웰의 주장에 따른 것이고 조지오웰도 이 점을 강조했다.)

 

결국 최종적 지향점은 같지만 서로 왜 반목해야 하였으며, 사회주의 세력은 왜 좀 더 급진적인 노동계급을 트로츠키주의자로 몰아 처치하려고 하였을까? 결국엔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음모가 아닐까? 누가 바르셀로나에서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가에 대한 알력다툼이 아니였을까? 결국 그 알력다툼의 승자는 사회주의자들이였다.

 

사회주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평등이라고 알고 있다. 계몽의 시대에 솔솔 불던 평등의 씨앗이 사회주의라는 꽃을 피운 것이다. 사유재산의 평등, 정치적 평등, 각종 권리의 평등. 내전 초기에도 노동계급이 주축이 된 의용군에서도 서로를 동지라 부르며 스페인에 만연하던 귀족적 호칭을 타파하고 동일한 배급을 받으며 동일한 전선에서 뒹군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평등이 구현되고 있었던 의용군과 그 의용군들의 고향인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도 결국 평등이란 그들의 원하는 이상향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단체 간의 우열이 나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을 생각해본다면 평등을 구현하는 사회주의라는 것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내가 남보다 뛰어났으면 하는 욕망이 있고 그리고 탁월함으로 인하여 스스로로부터 또는 남들로부터 타인에 비하여 본인이 귀한 대접을 받고자 하는 본성을 가진 존재인데, 그 귀한 대접을 받기 위한 탁월함을 무엇으로 삼느냐는 사람에 따라 생각은 다르겠으나 결국엔 가장 보편적으로 탐하게 되는 것이 부와 권력이 아닐까? 그로 인하여 평등이라는 이상을 가진 사회주의는 일부가 부와 권력을 탐하고 독점하는 또 다른 모순을 품게 되고 가장 중요한 이상이 모순이 되니 곪아 터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 화려한 이상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유지될 수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지오웰이 놓여있는 상황은 부조리의 극치이다. 자신의 신념과 의지로 자신과는 별 관련이 없다면 없는 스페인 전쟁에 참여했지만, 전쟁에 참여할 당시의 환대는 사라지고 어느새 잡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초조로 뒤덮이게 된다. 조지오웰은 노숙자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며 길바닥에서 자고 일어나 카페 등지의 화장실에서 씻는 만행을 저지른다.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된 것일까? 전선 외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공작에 전선에서 귀환한 조지오웰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목에 총을 맞은 부상병일 뿐이고 정치적 다툼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낙오병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전선에 참전했던 전우가 잡혀갔단 소식을 듣고 구명을 하기 위해 조지오웰에게 있어서는 죽음의 땅인 육군성에 스스로 자진하여 제 발로 걸어들어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동료를 구명해낼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편지를 찾기 위해 경찰서까지도 증거원과 함께 동행하지만 경찰의 비협조로 인하여 결국 동료의 구명은 이룰 수 없었다. 그의 결연한 의지와는 달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 개인의 무기력함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오웰은 개같은 스페인의 상황에 분노하며 유유히 스페인을 빠져나오며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던 그 부조리와 그 부조리한 상황을 만들어낸 정치적 상황에 울부짖는 한 마리의 늑대를 볼 수 있는 작품이였다.

 

이 작품이 꽤나 인상깊었던 것은 내 상식에 반하는 직장문화와 그 관행들에 대한 분노가 다시금 떠올랐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홀로 분을 삭이는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알면서도 혼자의 힘으론 바꿀 수 없거나 경제적 이유로 그만두지 못한다는 것은 더욱 더 기분나쁘고 나를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지만 무기력한 내 존재를 깨달으면서 한편으론 알 수 없는 쾌감을 느끼곤 하는데 그 쾌감을 요조 따위와는 다른 고귀한 인간인 조지오웰로부터 느낄 수 있는 작품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래 답을 찾으려 했던 최초의 질문인 카딸루냐는 과연 더러운가라는 질문에는 답을 하기엔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 가지 더 확실해진 사실은 나는 21개월동안 내 자유를 앗아간 원인이 된 공산당이 정말로 싫다는 것이다. .





그건 그렇고 사회주의에 대해 간략히 정리된 이해를 도울만한 책 있으면 추천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