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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키치의 본질.
사랑은 그저 욕구에 불과하고 그 욕구에 따르는 책임의 형태. 테레자와 토마시의 이야기를 통해 잘 나타냈다고 생각함. 사랑이라는 것은 고귀하지도 않고 신성하지도 않았음. 토마시는 테레자를 사랑했으나 시골에 가기 전 까지 한 대상만을 바라볼 순 없었음. 테레자는 토마시를 사랑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이 관계에 대해 회의를 느낌. 그러나 종반부에 들어가서 늙어버린 토마시를 보며 자신의 약함으로 상대방을 밑바닥으로 끌어들였다고 생각하게 됨. 사랑의 이율배반적 부분을 잘 표현해낸것 같았음.
각각의 인물이 사건을 겪고 작가의 사유가 더해짐에 따라 삶에 대한 허무함을 느낌. 이게 부정적인 느낌의 가공된 허무함이 아닌 사람의 삶을 돌아보면서 느낀 허무함이라는 그 자체를 느꼈음. 거기다가 니체의 영원회귀를 시작으로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삶이 무한히 반복된다면 어느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하고 여기에 따르는 결과를 반복해야함. 다만 구체적인 사건의 시작을 알 순 없으며 최선을 다했지만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경우 이것또한 반복될 것임.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은 154p에 있었던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정도 완성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임. 굳이 이런걸 기억해내거나 저장해두는편은 아닌데 유독 인상깊었음.
참존가의 허무함은 어느정도 목가적인 분위기를 머금은 잔잔한 시골풍의 허무함 같았음. 불멸은 진짜 냉소적인 허무 그 자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