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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현대는 속물이 판치는 사회이다.
라는 문구에 혹해 책을 집어들었다.
이한 교수의 책은 너의 권리를 묻는다는 책을 독서모임에서 발제해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너의 권리를 묻는다에서도 간명하고 논리적인 논증으로 상당히 관심을 가져온 사람인데,
읽을 게 쌓여있다보니 정작 안 보게 되었다.
정치철학이라는 부분의 고전부터 찾아보려고 하다보니...
1.
속물이란 본인의 존재가치를 남보다 우월함에서 찾는 사람을 뜻한다.
누구는 1등이니까 존재가치가 있고, 누구는 꼴등이니 존재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슬픈 일은 대한민국에선 대개 이한 교수가 정의한 속물주의를 주입받고, 또한 주체적으로 학습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해낸 성취로서'만'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를 인식할 떄도 본인의 성취로서 평가를 한다.
2.
저자는 이러한 인식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또한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지 제시하며
소위 삶에는 의미가 없다는 말을 논증을 나름대로 파훼한다.
그리하여 이한 교수의 '삶의 의미'는 바람직한 삶 속에서의 우리의 자아실현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바람직한 삶은 무엇인가?
3.
거기서부터 이한 교수의 가치관이 만땅 반영되어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가치를 추구하며' '과정 추구적인' 삶이 바람직한 삶이다.
얼마 전에 패럴림픽이 끝났는데,
'정상인보다 훨씬 못한 기록을 낼 수밖에 없는 패럴림픽은 긍정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런지?
이러한 화두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해본다.
후반부엔 이러한 삶을 긍정하게 되었을 떄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한 작은 요소들과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요령들까지 적어두었다.
4.
이렇게 단지 소개에 그치는 감상문을 적게 된 이유는
이 사람이 자신의 주장에 모두 근거를 다 적어두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보니
그의 논증을 음미하며 읽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이다.
누구처럼 글이 기가 막힌 것도 아니고, 그냥 논증에 필요한 어구들만 쑥쑥 다 적어두는 식이라
생각보다 꽤 머리가 아프다.
다만, 이 책의 논증을 따라가며 저자가 한 주장을 논박하다보면
정말 훌륭한 공부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독갤에 강추를 하려고 며칠 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고전은 너무 어려운 데다 두껍고, 다소 추상적인 주제라면
2016년에 나온 이 책은 적당히 어렵고 300p 조금 넘기는 정도이며, 대한민국 현대를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라 관심사와 경험치가 비슷하다.
그래서 고전보다도 오히려 흥미로운 연습서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이렇게 추천을 한다.
고1 독붕이가 이 책을 짚고 고3까지 방학 떄마다 읽으며 저자의 주장을 논박해나간다면
대학을 논술로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교과서일 거라 생각한다. 츄라이.
대학 들어가서도 4년 내내 본인 생각 적어내는 게 전혀 어렵지 않을 듯.
다만 다소 정치색이 짙은 예시를 몇개 들 때가 있는데, 뭐 그건 그 사람 나름대로 옳다고 생각해서 근거까지 제시해서 올리는 것이니까
근거를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다.
근래 내가 읽은 한국 비문학 중에서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낱낱이 밝힌 가장 '당당한' 책이었던 거 같다. 가장 좋은지는 모르겠다.
대충 아무 페이지나 찍어둔 사진 올리고 소개를 마친다.
이사람 똑똑한듯 - dc App
책이 구구절절일 수 밖에 없는 게 원래 시민교육센터라고 걍 이한 변호사 블로그가 되버린 사이트 있는데 거기 올라왔던 글을 모아서 책으로 만든 거임
https://m.dcinside.com/board/reading/135682